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가 시행된 지 3년이 넘었지만, 실제 촬영 비율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을)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수술실 폐쇄회로 텔레비전 설치 현황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의료기관은 2529곳으로 집계됐다. 휴업 1곳을 제외한 2528개 의료기관 모두가 CCTV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설치율과 달리 실제 촬영 비율은 크게 저조했다. 2023년 9월 수술실 CCTV 설치·운영 의무 제도 시행 이후 올해 6월까지 해당 의료기관에서 촬영된 건수는 19만4014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전체 수술 509만4504건의 3.81%에 불과한 수치다. 지난해 8월 누적 기준 3.98%에서 오히려 0.1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촬영 요청 19만4806건 중 792건은 실제 촬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주된 거부 사유는 '의료법 시행규칙' 제39조의12에 명시된 촬영 거부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였다.
응급환자 수술, 지도전문의가 전공의 수련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전문진료 질병군 수술, 촬영을 위해 수술을 예정대로 시행할 수 없는 시점의 환자 요청, 불가항력적 사유 등이 포함됐다.
환자의 촬영 요청 취소나 수술 취소도 거부 사유에 포함됐다. 합당하지 않은 사유로 촬영을 거부해 행정처분 및 고발 조치된 사례도 1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낮은 촬영률의 근본 원인으로 복잡한 절차와 낮은 제도 인지도를 꼽았다. 환자가 직접 의료기관에 촬영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에서 제도를 모르는 환자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전진숙 의원은 "수술실 CCTV는 거의 모든 대상 의료기관에 설치됐지만, 실제 촬영은 전체 수술의 3.8%에 불과하다"며 "환자가 요청해야만 촬영하면서도 그 권리를 제대로 알리는 장치는 부족한 지금의 구조로는 제도 도입 취지를 충분히 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자가 제도를 몰라 촬영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수술 전 촬영 가능 여부를 명확히 안내하고 환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수술실 내 CCTV 촬영은 기본적으로 하도록 하고 환자가 거부할 경우 촬영하지 않는 식의 '거부주의'로 바꾸는 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영상 의무 보관 기간도 30일로 너무 짧은데 100일 정도로 연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민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변호사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현행 제도가 환자의 수술실 CCTV 촬영 및 영상정보 접근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며 "관련 요건을 완화하고 보관기간을 늘리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 예외 사유를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촬영 요건과 촬영 거부 사유는 모두 삭제하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