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DMZ 폭발사건에 대해 북한을 강하게 규탄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지난 며칠간 당내에서 '규탄'과 '신중 대응' 의견이 충돌했지만, 지도부가 대북 엄정 대응으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DMZ 폭발사건이 군사분계선 남쪽의 북한 측 지뢰 매설로 밝혀지고 있다"며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전날 우리 군 발표를 '서울의 자작광대극'이라고 반박한 것을 거론하며 "'자작극' 운운하며 부인하는 북한 당국의 태도를 더욱 심판하고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드시 사과하고 시정해야 하니 우리 군의 대응 조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현장조사를 다녀온 뒤 대응 방향과 수위를 고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지도부에서 공식적으로 북한을 때릴 것 있느냐'는 일부 유보적 의견도 있었지만 강경하게 가야 한다는 쪽으로 정리됐다"며 "요 며칠 온갖 채널에서 중구난방으로 나오던 당내 메시지에 가이드라인을 준 셈"이라고 전했다.
이날 최고위 직전 유엔군사령부가 "(DMZ 사고 관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발표한 것도 김 대표의 강경 발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김 대표 발언 직전까지 민주당 내부에선 사고 원인과 책임을 놓고 온도 차가 큰 메시지들이 엇갈렸다. 합참이 지난달 28일 중간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아군 지뢰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며 북한 지뢰 가능성을 시사하자,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1시간여 뒤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군사분계선 인근에 지뢰를 매설해 우리 장병의 생명을 위협한 것이 사실이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정전협정과 남북 간 합의의 정면 위반"이라는 당의 공식 입장을 냈다.
하지만 하루 뒤 국방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북한군이) 우리 군을 상해할 목적으로 (지뢰를) 심었다고 단정하기 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더 따져봐야겠지만 북한의 지뢰 매설 같은 것들이 실제로 이뤄졌고, 이것이 방어적인 목적이라고 한다면 군사적 대응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전 정부 탓도 제기됐다.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의원은 30일 민주당TV에서 "발견된 지뢰 위에 풀뿌리들이 엉켜 있는데, 굵기로 봤을 때 1~2년 전 (매설)한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 12월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고 윤석열 정권 때부터 집중적으로 국경화 작업을 했는데 (그때) 딱 짚고 넘어갔으면 지금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중진 의원은 이번 메시지 혼란에 대해 해당 매체에 "대통령 지지율 30%대 상황에서 미온적인 대북 태도가 중도층 외면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을 머리로는 모르겠느냐"면서도 "'친북=평화'라는 전통적 사고방식과 자꾸 부딪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