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발을 붙이고 선 채 무릎을 편 상태로 허리를 숙였을 때 손끝이 발목까지 내려가지 않고 정강이 중간에서 멈춘다면 뒷다리 근육이 심각하게 굳어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동작은 맨손 스트레칭 테스트 중 가장 간단한 방식으로 꼽히며, 별도의 도구 없이 집에서도 즉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자가 진단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 재활의학 클리닉에서는 이 테스트를 문진 단계에서 활용해 환자의 뒤쪽 다리 근육 상태를 1차로 가늠하는 도구로 쓴다.
손끝 위치가 알려주는 신호
테스트 방법은 단순하다. 양발을 어깨너비보다 좁게 붙이고 선 뒤 무릎을 완전히 편 상태를 유지하며 상체를 천천히 아래로 숙인다. 이때 손끝이 발목 부근까지 닿으면 정상 범위로 판정되지만, 허벅지 뒤쪽이 찢어질 듯 당기면서 손끝이 정강이 중간에서 더 내려가지 못하면 햄스트링이 단축돼 있다는 뜻이다.
햄스트링은 골반과 무릎을 잇는 근육으로, 이 근육이 짧아지면 골반이 뒤로 눕는 방향으로 당겨지면서 허리뼈의 자연스러운 곡선이 무너진다. 실제로 정형외과 진료 현장에서는 만성 요통 환자 상당수가 이 테스트에서 정강이 중간을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손끝이 무릎 아래로 조금도 내려가지 않는 경우를 중증 단축, 정강이 중간까지 내려가는 경우를 경증 단축으로 구분해 스트레칭 강도를 다르게 처방한다.
이 같은 근육 단축의 가장 큰 원인은 장시간 앉아있는 생활 습관이다. 하루 8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 근무하는 직장인이나 이동 시간 대부분을 차량에서 보내는 경우, 햄스트링이 늘어난 상태로 고정될 일이 거의 없어 근섬유 자체가 짧게 굳는다. 여기에 운동 부족까지 겹치면 근육의 유연성은 더 빠르게 떨어진다.
문제는 이 변화가 서서히 진행돼 본인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평소 허리를 숙이는 동작 자체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손끝이 정강이에서 멈추는 상태를 정상으로 착각하기 쉽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늘면서 목과 어깨뿐 아니라 골반 주변 근육까지 함께 굳는 복합적인 자세 불균형 사례도 늘고 있다.
방치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
햄스트링 단축을 그대로 두면 골반 후방경사가 고정되면서 허리 디스크에 걸리는 부하가 커진다. 앉았다 일어설 때 허리 통증을 자주 느끼거나, 장시간 서 있을 때 다리 뒤쪽이 당기며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계단을 오를 때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거나 보폭이 좁아지는 변화 역시 햄스트링 단축과 관련이 깊다.
스포츠 현장에서는 이 근육이 굳어있는 상태로 급격한 달리기나 방향 전환을 할 경우 근육 파열로 이어지는 사례도 보고된다. 축구나 육상 등 순간적으로 다리를 뻗는 종목에서는 준비운동 없이 전력 질주에 나섰다가 허벅지 뒤쪽을 붙잡고 주저앉는 부상이 매 시즌 반복적으로 나온다.
2030도 늘어난 진료 인원
최근에는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 확산으로 좌식 시간이 늘면서 2030세대에서도 햄스트링 단축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공개한 근골격계 질환 통계에서도 20~30대 요통 진료 인원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로 집계돼 좌식 생활과의 연관성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헬스장과 필라테스 스튜디오에서는 본 운동 전후로 햄스트링 스트레칭을 필수 과정으로 편성하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들도 이 흐름에 맞춰 앉은 시간이 일정 시간을 넘으면 스트레칭을 알리는 알림 기능을 최근 업데이트로 추가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 사무실에서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전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짧은 스트레칭을 함께하는 캠페인을 도입해 참여율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반동을 주며 강하게 숙이기보다 통증이 느껴지는 지점 직전에서 15초에서 30초가량 자세를 유지하고, 이를 하루 2~3회씩 반복하는 방식을 권장한다. 스트레칭은 근육이 이완된 상태인 운동 직후나 샤워 후 체온이 오른 시점에 진행하면 가동 범위를 넓히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벽에 등을 대고 누운 채 한쪽 다리만 들어 올리는 방식이나, 의자에 한쪽 발을 올려놓고 상체를 숙이는 방식도 가정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스트레칭 도중 다리 뒤쪽에 찌릿한 통증이나 저림이 동반되면 단순 근육 단축이 아니라 좌골신경 압박 등 다른 문제가 원인일 수 있어 무리하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