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의 인공 수로에 나타나 열흘 넘게 머무르고 있는 상어 '부캉이'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형 상어가 해변 공원 수로에 들어온 이례적인 상황을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생태계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30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지난달 말까지 동해안에서 대형 상어 혼획 건수는 73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9건과 비교해 2.5배 증가한 수치다.
혼획된 상어는 청상아리 37건, 악상어 10건, 청새리상어 10건, 무태상어 5건, 귀상어 5건 순으로 집계됐다. 부캉이는 무태상어로 추정된다.
김맹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동해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어종의 분포 범위가 확대되면서 대형 상어의 출몰이 잦아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연근해 표층 수온은 1968년부터 지난해까지 1.6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수온 상승 폭의 2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동해안의 경우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대마난류와 동한난류가 강해지면서 수온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수온 상승에 따른 어족 자원 분포 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참다랑어는 과거 제주 주변 해역을 중심으로 잡혔지만 최근 들어 동해안에서 어획량이 급증했다.
참다랑어는 상어의 주요 먹잇감이기도 하다. 참다랑어알과 자치어가 채집되는 해역도 제주 남부에서 동해 남부를 넘어 독도 주변 해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갱이, 삼치, 방어 등도 국내 연근해에서 어획량이 증가하는 어종으로 분류된다. 수온 상승으로 해양 환경이 이들의 서식 조건에 유리하게 바뀐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살오징어는 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크게 감소했다. 2000년대만 해도 많이 잡혔던 살오징어는 2010년대 들어 동해 수온 상승으로 어장 분포가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어획량이 급감했다.
쥐치, 명태, 꽁치 등도 어획량이 줄어든 어종이다. 명태는 어족 자원 고갈을 막기 위해 2019년부터 전면 조업 금지 상태다.
국내 연근해에 아열대성 해파리 유입이 증가한 것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급증한 해파리는 그물을 찢는 등 조업 피해를 일으키고, 독성을 가진 개체는 해양레저 활동에 위협이 되고 있다.
녹색당은 최근 부캉이에 관한 논평에서 "지금은 상어에 환호하며 즐길 때가 아니라 그 심각성을 깨닫고 삶과 시스템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며 "상어의 출현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대형 상어는 연근해 어업에 특별한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사람을 해칠 수 있어 해양레저 활동 등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먹이를 찾아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들어온 부캉이는 지난 29일 워터펌프를 동원한 해경의 구조작업에도 수로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해경은 다음 달 2일 그물을 동원해 다시 구조작업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