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제작사 측에 공식 사과와 상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8일 재단은 '영화 암살자(들)의 허구성에 대한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입장'을 발표하며 허진호 감독의 이번 작품이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루면서 당시 수사 기록과 다른 설정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에서 제기되는 '6발의 총성 중 탄피가 4개만 발견됐다'는 의혹에 대해 재단은 당시 수사 기록을 근거로 반박했다.
재단에 따르면 문세광이 권총에 5발을 장전했으며, 나머지 한 발은 현장에 있던 경호원이 발사한 것으로 공식 기록에 남아 있다. 재단은 "6발의 총성이 울렸는데 탄피가 4개뿐이어서 사건의 진실이 은폐됐다는 주장은 당시 수사 기록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화 속에서 중앙정보부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치적 의도로 사건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재단은 강하게 비판했다. 재단은 문세광이 조총련 관계자에게 포섭돼 범행을 저지른 과정이 수사 및 재판 기록에 명확히 기록돼 있다며, 다른 배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과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역사적 사건의 외형만을 차용한 채 사실과 다른 내용을 실제 사건에 근거한 것처럼 묘사해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창작의 자유라는 이름만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영화 제작사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해당 영화의 상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출연한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작품은 사건의 배후를 명확히 결론짓지는 않지만, 극 중 일부 인물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 측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기획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제작진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실제 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며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