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 부족과 천정부지로서울 연립·다세대(빌라)의 월세와 보증금이 동반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전세 부족과 높은 월세 부담을 피해 빌라로 밀려난 세입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의 평균 월세는 67만 5000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액수다.
지난해 5월 62만 6000원을 기록한 뒤 지난달까지 1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올해 1월(64만 5000원)과 비교하면 3만 원 오른 수준이다.
보증금 상승세도 거세다. 지난달 서울 빌라 평균 월세 보증금은 6117만 원으로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올해 2월 6087만 원으로 올라선 이후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역별 격차도 뚜렷하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의 평균 월세는 95만 4000원으로 서울 내에서 가장 높았다.
종로·중·용산구 등 도심권이 86만 5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서북권은 59만 1000원, 동북권 58만 원, 서남권 57만 9000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빌라 임대료 상승은 아파트 시장의 연쇄 반응이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아파트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로 신규 전세 매물 공급이 막혔다.
여기에 아파트 월세 부담이 겹치자 임차 수요가 비교적 저렴한 빌라로 이동했다. 실제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4만 원으로 빌라 평균치의 2배를 웃돌았다.
현장에서는 갱신 계약 때 보증금과 월세를 동시에 올려주는 사례가 속출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기준 송파구 잠실동 전용 57㎡ 빌라는 지난달 31일 보증금 4410만 원·월세 105만 원에 갱신 계약됐다.
종전보다 각각 5% 오른 금액이다. 광진구 중곡동 전용 63㎡ 빌라는 보증금 2억 3000만 원, 월세 55만 원에 재계약해 2년 새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25만 원이 올랐다. 동작구 상도동 전용 68㎡ 빌라 역시 보증금이 2000만 원에서 이번 달 3000만 원으로 뛰었고 월세도 55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15만 원 인상됐다.
빌라 임대료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전세 매물 증가 요인이 드문 데다, 전세 사기 불안으로 빌라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의 전세 공급 부족과 높은 월세 부담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임차 수요 이동이 발생하고 있다"며 "빌라 월세 상승 압력은 아파트 임차 물량 부족으로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