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어머니의 병원비를 자신의 비상금으로 보탠 여성이 남편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친정에 돈 좀 쓴다고 눈치 주는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 씨는 몇 달 전 허리 수술을 받은 친정어머니에게 급히 돈이 필요해 자신이 모아둔 비상금으로 병원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남편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불거졌다. 남편은 "왜 나와 상의도 하지 않고 그런 큰돈을 친정에 썼느냐"며 화를 냈고, 이후 며칠째 말을 하지 않는 상황이다. A 씨는 자신의 명의로 모은 적금을 깨서 마련한 돈인데도 남편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A 씨가 더욱 서운함을 느낀 건 시댁과 친정을 대하는 남편의 이중적인 태도 때문이다. A 씨에 따르면 시어머니의 칠순 때는 남편이 수백만 원을 쓰는 데 흔쾌히 동의했지만, 정작 친정어머니를 위한 지출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명절 때도 차이가 있었다. 시댁에서는 이틀을 묵고 오면서 친정에서는 하루만 있다가 오자고 은근히 재촉했고, 자녀들과 친정을 찾을 때마다 "뭐 하러 자주 가느냐"는 식의 말을 했다고 한다.
A 씨는 "제가 벌어서 모은 돈으로 제 엄마를 도와드린 건데 이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결혼 후 친정어머니와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긴 상황에서 이번 일로 관계가 더욱 멀어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도 했다.
A 씨는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애 당시 남편은 오히려 장인·장모를 먼저 챙기는 사람이었지만, 결혼 후 시간이 지나면서 시댁과 친정에 대한 태도에서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장 때도 시댁은 며칠 전부터 휴가를 내고 함께 가자고 하면서 친정 김장은 A 씨 혼자 다녀와도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 자녀들과 친정에 갈 때마다 남편이 방문 횟수를 두고 은근히 불편한 기색을 보였지만, 시댁을 찾을 때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고도 했다.
A 씨는 이번 병원비 문제를 계기로 그동안 쌓였던 서운함이 한꺼번에 터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편은 오히려 A 씨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변 지인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A 씨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말에 위안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씁쓸하다"고 적었다.
A 씨는 이번 주말 남편과 이 문제를 제대로 이야기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감정싸움으로 끝날까 걱정되지만, 계속 참고 넘어가면 앞으로도 친정에 도움을 줄 때마다 남편의 눈치를 보게 될 것 같아 이번에는 짚고 넘어가겠다고 했다.
A 씨는 "친정에 정을 주는 게 죄도 아닌데 왜 이렇게 눈치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이야기해 보려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누리꾼들은 "자신이 번 돈이더라도 액수가 크다면 남편 또는 부인과 상의하는 게 맞다", "단순히 돈 문제를 떠나서 남자가 처가를 대하는 태도가 문제"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