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신작 영화 비평을 둘러싸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역사적 사실 재현과 비평의 일관성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영부인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와 의혹을 다룬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 리뷰에서 극화된 의혹 제기를 다룬 방식이 과거 그의 비평 기준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논란은 이동진이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올린 '암살자(들)' 리뷰 영상에서 시작됐다.
이동진은 영화 속 총성 횟수와 수사 당국의 공식 발표 총탄 수 간의 차이를 짚으며, 작품이 관객을 향해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평가했다. 단일한 결론을 확정해 선언하지 않는 방식을 영화의 장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동진이 과거 실화 바탕 정치 영화에 적용했던 엄격한 잣대를 이번 작품에는 들이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동진은 과거 파키스탄계 영국 청년들의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 실화를 다룬 영화 '관타나모로 가는 길'을 평론하며, 다큐멘터리 형식 속 재연 장면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게 연출된 점을 두고 "정치적 영화로서 강력한 무기지만 프로파간다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과거에는 사실과 극화의 경계를 엄격히 짚더니, 이번에는 역사적 의혹을 재연한 방식에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허진호 감독의 전작들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허 감독은 전작 '덕혜옹주' 개봉 당시에도 망명 시도 등 기록에 없는 창작 설정을 넣어 역사 왜곡 논란을 겪었으며, 당시 소설을 바탕으로 한 팩션이라고 해명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덕혜옹주', '천문: 하늘에 묻는다', '암살자(들)'로 이어지는 허 감독의 역사 재현 방식을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반면 이동진이 영화 속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단정한 것이 아니라 열린 결말과 연출적 질문 자체를 평가한 것인 만큼 과도한 비난이라는 반론도 맞서며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