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3일(수)

시댁 식구는 은수저, 며느리에겐 나무젓가락... 결국 부부는 이혼 소송까지 갔다

결혼 후 명절 때마다 시댁에서 차별 대우를 받았다는 아내의 호소를 무시한 남편이 이혼 각서까지 요구했다가 결국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사례가 공개됐다.


지난 22일 YTN라디오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의 '빌런방지위원회' 코너에서 조인섭 변호사가 이혼 상담 사례를 소개하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한 여성은 결혼 후 첫 명절에 시댁을 방문했다. 식사 자리에서 다른 가족들에게는 은수저가 제공됐지만, 자신의 자리에만 나무젓가락이 놓여 있었다.


여성은 처음에는 실수라고 여겼다. 하지만 다음 명절에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가족들이 거실에서 TV를 시청하는 동안 혼자서 설거지를 도맡았다.


세 번째 명절을 앞두고 아내는 남편에게 "나는 이 집에서 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남편은 "다 그러고 사니까 유난 떨지 마라"고 응수했다.


이날 귀가 도중 부부는 휴게소에 들렀다. 아내가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 남편은 아내를 그 자리에 두고 혼자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


며칠 후 남편은 아내에게 각서 작성을 요구했다. 각서에는 앞으로 명절마다 시댁에 반드시 방문할 것, 이를 위반할 경우 이혼에 동의하고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아내는 혼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각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후 시댁 방문을 거부했고, 남편은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조인섭 변호사는 이 각서의 법적 효력에 대해 "혼인 중 아직 발생하지 않은 재산분할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내용은 무효"라고 설명했다.


공증을 받았더라도 동일하게 무효라고 덧붙였다. 실제 재판 과정에서 아내는 반소를 제기해 재산분할을 청구했다. 혼인 기간이 짧아 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었다.


조 변호사는 시댁에서의 대우와 관련해 민법상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무젓가락 제공이나 설거지 강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남편이 휴게소에 아내를 두고 간 행위는 부당한 대우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