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쏟아낸 국내외 주요 성과 발언들이 실제 사실관계와 상당 부분 어긋나거나 부풀려졌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석유 매장량 점유율부터 중동 종전, 마약 차단 성과, 경제 지표에 이르기까지 핵심 주장의 상당수가 객관적 통계와 괴리를 보였다.
뉴욕타임스가 진행한 팩트체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베네수엘라를 합치면 우리는 전 세계 석유의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집계 기준 전 세계 확인 매장량(약 1조 6000억 배럴) 중 베네수엘라(약 3030억 배럴)와 미국(약 460억 배럴)의 합산 비중은 22% 수준이다.
일일 생산량 기준 합산 비중 역시 전 세계 1억 600만 배럴 중 23%에 그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주도한 협정으로 베네수엘라 석유 650억 배럴 이상을 미국이 통제하게 됐다고 강조했으나, 전체 점유율 수치는 실제보다 3배 가까이 부풀려졌다.
외교·안보 분야 성과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전쟁을 끝냈고, 수천 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중재에 관여했으나, 가자지구 현지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군사작전이 정기적으로 이어지며 사상자가 늘고 있다.
가자 보건부는 해당 시점 이후 팔레스타인인 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 무장해제 15개 항목 계획을 거부하고, 트럼프 평화위원회 관계자가 이스라엘의 휴전 위협을 공개 비판하는 등 평화 구상 자체가 교착 상태다.
마약 단속 실적 역시 과장 의혹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르텔의 보트 수십 척을 타격해 바다로 유입되는 마약의 97%를 파괴했고 마약 유입이 90%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세관국경보호국(CBP)의 단속 수치를 제시했으나, 해당 압수물의 대부분은 마리화나로 드러났다.
베네수엘라는 코카인의 주요 중간 기착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역시 마약단속국(DEA) 내부 평가를 인용해 "해상 타격 작전은 미국 내 코카인 공급량이나 시세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밀매 조직이 운송 수단을 다변화하고 공해로 우회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짚었다.
경제와 국방 관련 발언도 사실과 달랐다.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을 21조 달러(약 2경 9000조 원)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백악관 자체 집계액의 2배에 달한다.
"역대 최대 감세 법안에 서명했다"는 발언도 실제로는 미 역사상 6위 규모에 해당한다. 실업률은 4.1%로 안정적이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시점인 2025년 1월보다 소폭 상승했으며, "유례없는 수준의 탄약 비축" 주장 역시 이란과의 충돌 등으로 실제 비축량이 상당량 소진된 현실과 엇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