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실행·성과 18개 지표로 통합...사업별 6개 평가 유형 적용
AI가 근거·점수 제안하고 사람이 확정...2026년 말 베타 오픈 추진
SK가 설립한 사회적가치연구원이 기업의 사회공헌(CSR) 사업으로 수혜자와 사회에 생긴 변화를 인공지능(AI)으로 측정·평가하는 플랫폼을 처음 공개했다. AI가 평가 근거와 점수를 제안하되 최종 판단은 사람이 맡는다.
지난 22일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한국사회가치평가, AIWORKX, Ackterton Partners, SK와 공동 개발한 CSR 측정·평가 플랫폼 'SEE SV'를 공개하고 시연했다. 행사장에는 참가자가 CSR 사업 사례를 바탕으로 측정·평가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기존 CSR 성과관리는 투입 예산과 사업 횟수, 수혜자 수 등 산출물에 무게를 뒀다. SEE SV는 기획과 실행, 성과를 한데 연결해 실제 수혜자와 사회에 나타난 변화까지 측정하도록 설계했다.
평가 체계는 기획·실행·성과 3개 부문, 18개 세부 지표로 구성했다. 정성·정량 평가와 사회적 성과의 화폐화 측정을 함께 제공한다. 사업의 성숙도와 영향 범위에 따라 6개 평가 유형을 두고, 사업 특성과 이용 목적에 맞춰 필수·선택 지표를 나눠 쓸 수 있도록 했다.
AI에 평가를 전부 맡기지는 않는다. AI가 관련 근거를 찾아 평가 점수를 제안하면 사용자가 이를 보완·확정하는 'Human-in-the-Loop' 방식을 적용했다.
사용자가 보완하거나 확정한 결과와 우수 사례, 사회적가치연구원이 보유한 기존 측정 자료는 'Golden Data'로 축적한다. 이 데이터를 다시 AI 프롬프트와 추천 기준에 반영해 평가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정아름 사회적가치연구원 V-Lab 실장은 "SEE SV는 '측정을 위한 측정'에 그치지 않고, 측정 결과가 다음 사업의 기획과 자원 배분에 다시 활용돼 기업의 행동 변화를 이끄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에는 기업과 비영리단체, 정부 관계자도 참여했다. 현대해상은 CSR 분야별 지표 표준화와 이해관계자 간 데이터 연계를, 초록우산은 사업 설계와 성과 전달에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통상부는 기업 CSR의 효과와 파급력을 판단할 객관적 측정 도구의 필요성을 짚었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는 "SEE SV는 연말 보고서에 담길 일회성 점수를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CSR 프로그램의 성과와 임팩트를 AI 기술로 가시화해 의사결정과 행동의 변화를 이끄는 '신뢰의 인프라'"라고 말했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2026년 말 SEE SV 베타 오픈을 추진한다. 기업과 비영리단체 등이 참여하는 'CSR 성과 측정·평가 협의체'도 운영해 이용자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후 적용 대상을 사회적기업과 공공부문까지 넓혀 'SV 측정·평가 허브'로 운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