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의 시속 320㎞급 고속열차 'EMU-320'이 세계 최대 철도 전시회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에 등장했다. 국내에서 'KTX-청룡'으로 운행 중인 한국형 고속열차를 유럽에 실물로 선보이며 현지 고속철도 시장 공략에 나선다.
22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철도·교통기술 전시회 '이노트랜스(InnoTrans) 2026'에 EMU-320을 전시한다.
올해 이노트랜스 야외·선로 전시장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17개국에서 총 113대의 차량이 전시된다. 주최 측은 현대로템의 EMU-320과 히타치의 ETR1000 프레치아로사를 시속 300㎞ 이상을 달리는 대표 고속열차로 소개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모형이 아닌 EMU-320 실차를 직접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출발한 차량은 선박을 이용해 유럽으로 운송된 뒤 베를린 전시장까지 옮겨졌다. 주최 측도 한국과 중국에서 출발한 철도차량이 선박을 이용해 유럽으로 이동한 과정을 별도로 소개했다.
EMU-320은 현재 국내에서 'KTX-청룡'으로 운행 중인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다. 설계 최고속도는 시속 352㎞, 영업 최고속도는 시속 320㎞다. 8량 1편성에 515명이 탈 수 있다.
기존 KTX-산천처럼 열차 앞뒤 동력차에 추진장치를 집중하는 방식과 달리 객차를 포함한 차량에 동력장치를 분산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별도의 동력차가 필요하지 않아 승객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고 가속과 감속에도 유리하다.
국내 운행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는 한편 현대로템은 EMU-320을 유럽 시장에 맞추는 작업도 진행해왔다. 2021년부터 EMU-320을 기반으로 유럽 철도 상호운용성 기술기준(TSI) 인증을 준비했다. 유럽 기준에 맞춰 철도차량과 교통약자 접근성, 소음, 터널 안전 등 1184개 세부 항목을 검토하고 630종의 도면과 209종의 기술문서를 새로 작성했다.
그 결과 2024년 9월 독일 시험·인증기관 TÜV 라인란트로부터 EMU-320의 TSI 설계 부문(SB 모듈) 인증을 획득했다. 유럽 고속철도 시장 진출에 필요한 기술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3년여에 걸쳐 차량 설계를 손본 결과다.
현대로템은 이번 이노트랜스에서 EMU-320 외에도 차세대 고속열차 콘셉트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유지보수 플랫폼, 운전자 운행보조 기술, 수소 모빌리티 차량 등 미래 철도 기술도 함께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