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 나이키가 18년 만에 미국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100 지수에서 공식 퇴출당했다.
2021년 고점 대비 주가가 약 80% 폭락하고 매출이 2년 전 513억 6000만 달러(약 68조 6000억 원)로 정점을 찍은 뒤 10% 급감한 결과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NYP)는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을 저버리고 핵심 소비자인 여성 고객층을 등진 독선적 경영이 나이키의 몰락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위기를 정치적 올바름(PC)을 추구하다 사업을 망친 사례로 단순히 치부하기도 하지만 실제 문제는 훨씬 복잡하다.
나이키는 본래 남성 중심 브랜드로서 하이퍼 컴피티션과 공격적 이미지를 구축해 제국을 세웠다. 그러나 여성 시장에서는 겉핥기식 마케팅에 그치며 본질적인 신뢰를 얻지 못했다. 미국 육상 스타 앨리슨 펠릭스가 임신 후 후원금 삭감 조치에 맞서 싸워야 했던 일화나, '오리건 프로젝트' 시절 체중 통제와 부상 방치로 조기 은퇴 위기에 내몰렸던 유망주 메리 케인의 폭로는 폐쇄적인 남성 중심 기업 문화의 민낯을 드러냈다.
제품 기획과 유통 전략에서도 치명적 실책이 반복됐다. 나이키는 요가와 애슬레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간과하다 룰루레몬에 시장 주도권을 내줬고, 신제품 혁신 대신 '에어포스 1' 등 기존 모델 재탕에 의존하다 호카(Hoka)와 온러닝(On Running) 같은 신흥 러닝화 브랜드에 점유율을 잠식당했다. 트렌드 남성 고객을 노린 한정판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과잉 공급하면서 제품의 희소 가치마저 훼손했다.
가장 뼈아픈 실책은 유통망 철수였다. 나이키는 고수익 소비자 직접 판매(DTC) 방식을 확대한다며 아마존과 유명 도매 유통 채널에서 발을 뺐다.
이 과정에서 남편의 운동복과 자녀의 신발을 한자리에서 구매하던 주부 소비자층과의 접점이 끊어졌다.
가정 내 스포츠웨어 구매 결정의 약 90%를 여성이 주도한다는 핵심 유통 원리를 간과한 셈이다. 여기에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를 여성용 레깅스 모델로 기용한 캠페인이 실질 구매층과 엇박자를 내며 여성 소비자들의 이탈을 더욱 가속화했다.
현재 나이키는 지난 2024년 10월 은퇴 후 복귀한 '원클럽맨'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 체제 아래 대학 여학생 클럽 후원과 킴 카다시안의 의류 브랜드 '스킴스(SKIMS)'와의 협업 등을 추진하며 여성 소비자 마음 되돌리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수년간 누적된 유통망 붕괴와 제품 혁신 부재, 핵심 구매층을 소외시킨 실책을 단기간에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