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응급실에 실려 온 중환자'로 비유하며 심각한 예산 위기를 호소했다.
21일 추 지사는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경기도는 크게 다쳐 응급실에 온 환자"라며 "어떻게든 살려내고자 응급수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취임 후 마주한 예산 상황을 설명하며 "도정을 맡고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9개월짜리 '미생 예산', 말 그대로 시한부 예산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1년 동안 해야 할 사업인데 상당수 필수 민생예산은 9월까지만 편성돼 있었다"며 "10∼12월 석 달 예산이 비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돈을 새로 마련하지 못하면 아이들 급식도, 어르신 돌봄도, 취약계층과 장애인을 위한 사업도 하나둘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제기되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추 지사는 "민선 9기 경기도가 지금 하는 일은 멀쩡한 사업을 깎고 없애는 일이 아니다"며 "이미 멈추게 돼 있던 사업을 어떻게든 살려내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추 지사는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 왔고 의사는 피를 멎게 하고, 상처를 치료하고, 어떻게든 환자를 살리려고 수술하고 있다"며 "그런데 수술 중인 의사에게 '왜 환자를 이렇게 다치게 했느냐'고 따지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추 지사는 현재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는 당장 멈출 민생사업을 살리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이런 재정위기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경기도의 재정구조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에 구체적인 재정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40.3%로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법인세 국세분의 5%를 광역 지방정부 재원으로 배분하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가직임에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소방공무원 인건비 문제 개선도 함께 제안했다.
추 지사는 "예산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 민생사업이 멈추는 상황에서 하나라도 더 살리기 위해 뛰고 있다"며 "왜 이런 위기가 생겼는지 원인을 끝까지 찾아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기도 재정의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