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3일(수)

크래프톤 PUBG 대회, '방플 논란'에 올스톱... 운영 신뢰 흔들리자 스폰서도 예의주시

크래프톤이 야심 차게 선보인 아시아 지역 이벤트 대회가 참가자의 경기 외부정보 확인 논란과 이에 따른 운영 신뢰도 훼손으로 결국 파행을 맞았다. 


참가자 일부의 규정 위반 의혹에서 시작된 논란이 한국 참가자 전원의 경기 불참으로 번졌고, 후원사들까지 잇달아 관련 활동을 중단하거나 보류하면서 단순한 참가자 개인의 일탈을 넘어 대회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전날(20일) '배틀그라운드' 공식 채널을 통해 'PUBG ASIA STARS 2026'의 남은 일정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 대회는 지난 17일 개막을 시작으로 17, 19, 20일 사흘간 총 9개 종목을 치른 뒤 누적 점수로 최종 순위를 가릴 예정이었다. 한국·중국·일본·태국·대만·베트남 등 아시아 6개 지역에서 각각 8명씩 총 48명이 참가했으며, 프로게이머뿐 아니라 PUBG 파트너와 스트리머 등이 함께하는 이벤트성 지역 대항전으로 기획됐다.


파행의 출발점은 첫날 경기에서 발생한 외부정보 확인 논란이다. 크래프톤은 베트남 대표 HIMASS와 TANVUU가 DAY 1 경기 중 개인 방송을 통해 게임 외부정보를 확인한 사실을 파악하고 두 참가자를 잔여 경기에서 제외, 이들의 PUBG 베트남 파트너 자격도 박탈했다.


다만 다른 참가자의 개인 방송을 직접 시청했는지, 외부에서 전달된 정보를 실제 플레이에 활용했는지, 추가적인 정보 전달이나 수신이 있었는지 등은 현재까지 추가 조사 대상이다.


사진 제공 =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처럼 상대방의 위치나 움직임을 경기 화면만으로 파악해야 하는 게임에서 이번 이슈는 자체로 크리티컬하다. 일부 참가자가 경기 외부에서 얻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음으로써 참가자 간 생겨나는 정보 비대칭은 대회의 공정성과 신뢰도 전체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여러 국가의 참가자가 개인 방송을 진행하고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만큼, 외부정보 유입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가 핵심 운영 요소였다.


크래프톤 역시 이 부분을 인정했다. 회사는 당초 실시간 소통을 주요 재미 요소로 보고 방송 딜레이를 의무화하지 않았으며, 다국가 참가자가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환경에서 외부정보가 유입될 가능성과 그에 따른 공정성 리스크를 충분히 높게 판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룰북에 공정성과 스포츠맨십 준수 의무, 개인 방송으로 발생하는 불이익에 대한 참가자 책임 등을 담았지만, 실시간 채팅을 통한 외부정보 확인이나 다른 참가자의 개인 방송 시청, 외부정보의 수신·활용 등 발생 가능한 행위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행위별 제재 기준을 세분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회사는 초기 대응 과정에서도 충분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정보 이용 여부와 관련해 잘못된 내용을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DAY 2 진행을 앞두고 모든 영상과 자료를 충분히 확인할 시간이 없었던 상황에서 사태를 빠르게 정리하는 데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전달한 뒤 필요한 설명도 늦었다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이후 방송 딜레이를 적용하고 참가자들에게 운영 기준을 재안내했으며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관련성이 확인된 일부 종목의 점수도 조정하고 논란이 된 두 참가자를 잔여 일정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이미 대회 운영에 대한 참가자들의 신뢰가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한국 참가자 8명 전원이 19일 DAY 2 경기에 불참하면서 대회를 정상적으로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크래프톤은 결국 20일 예정됐던 DAY 3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참가자 교체와 점수 조정 등 가능한 조치를 진행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모든 참가자가 동일한 신뢰와 조건 아래 남은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최종 순위도 확정하지 않기로 했으며, 당초 순위에 따라 차등 지급할 예정이었던 총상금 7만달러는 최종 순위와 관계없이 모든 참가 지역에 동일한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예정됐던 드롭스 이벤트 역시 진행하지 않는다.


깐부치킨 공식 인스타그램


하지만 대회를 둘러싼 신뢰의 문제는 외부 파트너로도 번져나갔다. 백억커피는 PUBG e스포츠 관련 CM과 메뉴, 이벤트 등 스폰서십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고, 깐부치킨도 관련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보류했다. 의류 브랜드 노기어도 관련 스폰서십을 잠정 보류했다. 


이들 업체는 모두 이번 이슈에 대한 사실관계와 공식 조사 결과, 향후 재발 방지 조치 등을 확인한 뒤 향후 협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크래프톤은 PUBG를 회사의 장기적인 프랜차이즈 IP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e스포츠가 게임 이용자와 스트리머, 브랜드를 연결하는 주요 접점 가운데 하나인만큼, 크래프톤 역시 PUBG e스포츠에서 중계와 함께 게임 쿠폰이이나 아이템을 제공하는 등 시청 경험을 브랜드 마케팅에 연결하는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크래프톤도 이번 사태의 핵심을 참가자 개인의 문제로만 한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회사는 "PUBG ASIA STARS의 형식과 관계없이 모든 경쟁형 이벤트에서 공정성과 형평성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어야 한다"며 이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책임은 주최 측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초기에는 너무 빠르게 판단했고 이후에는 필요한 설명이 늦었다며, 확인된 사실과 조사 중인 내용을 명확하게 구분해 중간 상황을 보다 투명하게 공유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크래프톤은 관련 참가자의 이벤트 영상과 개인 방송 POV, 팀 보이스 등을 토대로 외부정보의 전달·수신 여부와 실제 플레이 활용 여부, 다른 참가자의 개인 방송 직접 시청 여부 등을 추가 확인하고 있다. 


다른 참가자와 관련해 새롭게 제기된 사항과 공정성·스포츠맨십 의무 위반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추가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 규정과 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후속 조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재발 방지를 위한 운영 기준도 손본다. 크래프톤은 향후 유사 이벤트에서는 방송 딜레이를 비롯해 외부정보 활용 금지, 모니터링 방식,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기준 등을 사전에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