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갈색 펠리컨 한 마리가 스스로 해양연구소를 찾아가 구조를 요청하는 놀라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플로리다 해양연구소에서 벌어진 이 특별한 사연을 전했다.
지난 8일 플로리다 해양연구소의 연구진들은 뒷문에서 들리는 소리에 작업을 멈춰야 했다. 한 마리의 갈색 펠리컨이 부리로 유리문을 계속해서 쪼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펠리컨의 상태를 확인한 뒤 즉시 연구소 안으로 데려왔다.
펠리컨의 상태는 심각했다. 낚싯줄과 낚싯바늘이 오른쪽 날개를 휘감아 제대로 비행할 수 없었고, 왼쪽 발에는 선인장 가시 12개가 박혀 있었다. 연구진은 신속하게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낚싯바늘과 낚싯줄을 제거하고 핀셋으로 가시를 하나씩 빼냈다.
5분간의 응급처치가 끝나자 연구진은 펠리컨을 밖으로 옮겼다. 펠리컨은 잠시 날개를 펄럭이더니 곧 하늘로 날아올랐다.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앤슬리 힐튼은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상당한 펠리컨이 어떻게 정확하게 연구소를 찾아왔는지에 대해 과학자들은 몇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로언대에서 조류 행동을 연구하는 제럴드 허프 교수는 펠리컨이 연구소 직원들이 물고기를 들고 이동하는 모습을 기억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배고픈 상황에서 먹이를 구하기 위해 연구소로 향했다는 추론이다.
허프 교수는 "펠리컨이 앵무새만큼 지능이 높은 건 아니지만, 어디로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는 알고 있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펠리컨이 창문을 두드린 행동은 도움 요청보다는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다른 펠리컨으로 착각해 반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해양과학자 줄리엣 램은 "펠리컨 깃털 색을 볼 때 올봄이나 여름에 태어난 어린 개체"라며 "펠리컨은 나이가 어릴수록 사람을 덜 두려워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