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심판하겠다는 유권자 비율이 3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물가를 비롯한 경제 실정과 대외 군사 충돌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면서 표심 이탈이 뚜렷해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매체 'NBC'가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지난 2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3%에 달했다. 지지 의사를 나타내겠다는 응답 27%를 16%포인트 앞섰다.
대통령 심판 투표 응답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2년 중간선거 당시 35%였고, 트럼프 1기 중간선거였던 2018년에는 38%였다.
NBC가 관련 설문을 시작한 1998년 이후 역대 중간선거 여론조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 2기(1998년 23%), 부시 행정부(2002년 19%, 2006년 37%), 오바마 행정부(2010년 34%, 2014년 32%)와 비교해도 정권 심판 정서가 한층 거세졌다. 특히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소속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대통령에 대한 반대 표심을 드러냈다. 지지 결집력도 약화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018년(31%)보다 떨어진 27%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부정 평가는 56%로 긍정 평가(41%)를 크게 웃돌았다. 세부 정책에 대한 여론도 싸늘하다.
트럼프식 경제 정책이 미국 경제에 '해로웠다'는 응답은 55%로 '이로웠다'(26%)의 두 배를 넘어섰다.
국제 유가 급등과 전비 부담을 촉발한 이란 무력 개입 역시 여권에 거센 역풍을 불렀다. 이란 전쟁을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는 응답은 57%로, 투표 의사를 밝힌 24%를 압도했다. 의회 권력 향방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0%로 공화당(45%)을 앞섰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유무선 전화 인터뷰와 온라인 설문을 병행해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