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0일(일)

단상 아래로 친구 밀어 다치게 한 초1... 대법 "학폭 아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생 사이에 발생한 모든 신체적 접촉을 곧바로 학교폭력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피해 결과만으로 학교폭력 여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학생 나이와 상황, 교육적 필요성 등을 폭넓게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경기도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초등학생 A군이 낸 학교폭력 재결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유지했다고 20일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반 초등학교 1학년생인 B군은 방과 후 수업 시간 학교 다목적실에서 A군을 단상 아래로 밀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A군은 이 과정에서 무릎 등에 타박상을 당했다. 당시 B군의 나이는 만 7세였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A군이 입은 신체 피해를 근거로 B군의 행동을 학교폭력으로 규정했다. 학폭위는 가해 행위의 심각성과 고의성, 지속성이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가장 낮은 수준의 조치인 서면사과(1호) 처분을 결정했다.


하지만 B군 측이 불복해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판단이 달라졌다. 경기도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해당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처분을 취소했다. A군 측은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A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학생 나이가 어리고 사안이 경미하다는 이유만으로 분명한 신체 폭행을 학교폭력에서 제외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다르게 판단했다. 법원은 학교폭력 해당 여부를 가릴 때 행위가 일어난 경위와 당시 정황, 행위 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B군이 당시 만 7세에 불과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학교폭력예방법상 조치를 통한 선도·교육이 필요한 정도의 행위로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심의 결론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학교폭력 판단 시 법 조항의 문언에 형식적으로 들어맞는지만 볼게 아니라 행위의 경중과 발생 경위, 전후 사정, 피해학생 보호 필요성, 가해학생 선도·교육 필요성 등을 종합해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단순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동반하는 행위를 일괄적으로 학교폭력으로 인정하면 가해학생에게 지나친 낙인이 찍혀 인권과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런 기준에 따라 B군의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행정심판 재결이 적법하다며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