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피트니스 레이스 하이록스(HYROX)가 경기 중 배변 실수를 저지른 선수의 우승을 인정해 위생 논란을 빚은 가운데, 경기 전 화장실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실격당한 다른 참가자의 사연이 알려지며 규정 적용의 이중잣대 논란으로 번졌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스포츠 매체 래드바이블(LADbible)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출신 자라프 자카리아는 지난달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하이록스 남자 오픈 부문에 참가했다가 출발 직전 화장실을 다녀온 뒤 실격 판정을 받았다. 1시간 27분 48초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자카리아는 소셜미디어 스레드를 통해 "경기 전 화장실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실격당했다"며 "누구는 설사를 하면서 달려도 실격되지 않는데 대체 이유가 무엇인가. 이제 하이록스에서 은퇴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이 출발 지연 여부를 지적하자 자카리아는 "화장실에 가느라 늦게 출발한 것은 맞다"면서도 "늦게 출발했다고 실격시키는 것은 문제이며, 경기 중 설사를 쏟아내도 레이스를 계속하게 두는 것은 왜 허용되느냐"고 반문했다.
하이록스 규정집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배정된 조(웨이브)에 맞춰 동시 출발해야 하며, 통상 각 조는 10분에서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사전 허가 없이 정해진 출발 시각을 지키지 않을 경우 실격 처리가 원칙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이록스 대회에서 호주 신기록 보유자인 조안나 비에트르지크(24)가 양다리에 오물이 묻은 상태로 완주해 우승을 차지한 사실이 알려지며 형평성 논란에 불이 붙었다. 위생 문제와 오염 위험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주최 측은 즉각 사과하고 규정 개정에 나섰다.
하이록스 공동 설립자 모리츠 퓌르스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중국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았거나 미흡한 대처에 불편함을 느낀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며 "경기 도중 즉각 대응하지 못한 것은 주최 측의 명백한 실수"라고 밝혔다.
대회 주최 측은 참가자의 혈액, 구토물, 소변, 대변 등이 본인이나 타인에게 위생 및 오염 위험을 초래할 경우, 경기 총괄 디렉터가 의학적 근거와 위생 지침에 따라 레이스를 중단시키고 미완주(DNF) 처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즉시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