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며 긴축 정책을 다시 시작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9월 1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3.75~4.00%로 0.25%p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었다. 이번 결정은 FOMC 투표권을 가진 12명 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이루어졌는데, 지난 7월 FOMC에서 9대3으로 금리를 동결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였다. 당시 3명의 위원은 0.25%p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올여름 물가지표를 봐도 기조적인 추세가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워시 의장은 지난 7월 회의 이후 판단이 달라진 세 가지 주요 배경으로 경제의 강화, 인플레이션 개선 부족, 그리고 지정학적 위험 확대를 꼽았다.
그는 지난 7주 동안 노동시장을 포함한 광범위한 지표에서 미국 경제가 강해졌다는 판단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반면 여름철 인플레이션 추세는 자신이 제시했던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고, 이를 뒤집을 만한 정보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상황에 대한 판단도 달라졌다며, 이 세 가지 요인이 이번 만장일치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금리 인상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대체로 완전고용에 부합하는 상태이며, "기조적인 성장률은 높아졌고 인플레이션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연준이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는 이전보다 높은 금리 경로가 제시됐다.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4.1%로 지난 6월의 3.8%에서 상향 조정됐다.
이날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3.75~4.00%가 된 점을 고려하면, 연준은 올해 안에 0.25%p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내년(2027년) 말 기준금리 전망 중앙값도 4.1%로 6월의 3.6%보다 0.5%p 높아졌다.
중앙값 기준으로는 올해 한 차례 더 인상한 뒤 2027년에는 추가 인상이나 인하 없이 금리를 유지하는 경로를 예상했다.
2028년 말 금리 전망은 3.9%, 2029년은 3.6%로 제시됐으며, 장기 금리 전망은 3.2%였다.
다만 개별 위원들의 내년 금리 전망은 엇갈렸다. FOMC 참가자 18명 중 10명은 2027년 말 금리가 올해 말과 같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고, 8명은 내년에 0.25%p 한 차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추가 인상을 예상하지 않는 위원이 근소하게 더 많아 중간값이 4.1%로 유지됐다. 이는 금융시장이 반영하는 금리 경로보다 완만한 수준이다. 금리 선물 시장은 이날 인상 이후 2027년 9월까지 0.25%p씩 세 차례의 추가 인상을 가격에 반영했는데, 이 중 한 차례는 올해 안에, 나머지 두 차례는 내년에 이루어지는 경로다.
경제 전망에서도 연준의 고민이 드러났다. 성장과 고용은 예상보다 강하지만, 물가 역시 이전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6월 2.2%에서 2.3%로 상향됐고, 내년 성장률 전망 역시 2.3%에서 2.4%로 높아졌다.
반면 올해 실업률 전망은 4.3%에서 4.1%로 낮아졌으며, 내년 실업률 전망도 4.3%에서 4.1%로 하향됐다.
물가 전망은 더 높아졌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은 3.6%에서 3.7%로, 근원 PCE 물가 전망은 3.3%에서 3.4%로 각각 상향됐다.
내년 PCE 물가와 근원 PCE 물가는 각각 2.3%, 2.5%로 전망됐다. 워시 의장은 유가나 식료품 등 개별 가격을 금리로 낮출 수는 없지만, 가격 상승이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2차, 3차 효과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금융 여건도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금리 인상으로 "완화의 일부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정책은 개별 지표보다 추세를 중심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워시 의장은 "추세가 중요하고 개별 데이터는 잡음이 많다"며 현재 경제가 대체로 완전고용 상태인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해 노동시장을 훼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예상됐던 금리 인상 자체보다 워시 의장의 물가 경계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연준의 금리 결정 직후 하락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다시 5%를 넘어섰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 넘게 떨어졌다. 시장이 연준의 점도표보다 더 강한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며 3년 2개월 만에 긴축을 재개했다. 연준은 강한 경제와 높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들며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