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신발 밑창 80%서 대변 박테리아... 미국도 요즘 집 안에선 벗기 시작했다

야외에서 신은 신발 한 켤레에서 최대 800만 개의 세균 집락이 검출되며 그중 상당수가 대장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도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실내에서 신발을 신는 습관이 집 안 위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다룬 연구들을 소개했다.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2008년 3개월 동안 야외에서 착용한 신발 26켤레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신발 안팎에서 최소 3600개에서 최대 800만 개의 세균 집락이 발견됐다. 가장 많이 검출된 세균은 대변에서 유래하는 대장균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찰스 거바 애리조나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신발 밑창의 약 80%에서 대변 박테리아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 공중화장실 바닥에서 묻었지만 개나 새가 있는 야외 환경에서도 유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휴스턴대 연구진이 진행한 조사에서는 신발의 40%에서 설사를 유발하는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리(C. difficile)'가 발견됐다.


2009년 알래스카에서 실시된 실험은 신발에 묻은 세균이 실제로 실내 바닥으로 전이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참가자들이 살균된 부츠를 신고 야외를 걸은 뒤 부츠의 70%에서 여러 종류의 장내 세균이 검출됐다. 이후 해당 부츠를 신고 살균된 바닥을 걸었을 때 절반가량에서 박테리아가 바닥으로 옮겨갔다.


알레산드라 레리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신발 밑창은 외부 환경에서 실내로 대변 박테리아를 옮기는 주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카펫 등 바닥 재질에 따라 오염 정도는 다르지만 신발을 통해 오염 물질이 실내로 유입된다는 점은 동일했다.


세균만이 문제가 아니다.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 오래된 주택의 납 먼지, 농장과 정원에서 사용되는 살충제 등도 신발에 묻어 실내로 들어올 수 있다.


거바 교수는 현관 주변의 오염도가 집 안에서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닥에서 기어 다니거나 노는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미국 내 실내 신발 탈의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2023년 CBS뉴스와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3%는 집에 돌아오면 정기적으로 신발을 벗는다고 답했다. 손님에게도 신발을 벗어달라고 요청한다는 응답은 24%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연령대별로 차이가 뚜렷했다. 손님에게 신발을 벗도록 요구하는 비율은 65세 이상에서 7%, 45~64세에서 13%에 그쳤지만 18~29세에서는 44%에 달했다. 젊은 층일수록 실내 신발 탈의 문화를 적극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디애나주 보건당국은 올해 집 안에서 신발을 벗도록 권장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외부에서 신발을 통해 유입되는 납 성분을 줄이는 데 특히 초점을 맞췄다.


레리 교수는 "많은 사람이 이미 이런 관습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며 "더 위생적인 생활 방식"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