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에 몰입해 생후 6개월 된 자녀를 방치하고 굶겨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부부가 법정에서 살인 고의를 부정했다.
16일 대전지법 제13형사부는 아동복지법위반(상습아동유기·방임)과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B 씨(모두 22세) 부부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이들 부부가 수개월에 걸쳐 PC방을 가거나 여행을 다니며 총 140회나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집에 홀로 남겨둬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공소사실을 밝혔다.
검찰 측 설명에 따르면 사망 당시 아기의 체중은 신생아 수준인 3.68㎏에 그쳤다. 피해 아동은 혈변을 보고 눈맞춤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으며, 갈비뼈가 드러나고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등 극심한 영양실조 증세를 보였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아기의 위중한 상태를 인지하고 사망할 것을 예견했음에도 범행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해 병원 치료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은 유기와 방임 혐의는 인정하되, 살해 고의는 없었다며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아기가 숨지기 전날 밤 늦은 시각이라 다음날 아침 병원에 데려가려 했고, 해열제를 먹이고 수유를 시도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응급실로 이송했고, 사망 후 부검에도 스스로 동의했다"며 "자녀를 잃은 책임은 인정하지만 어떠한 형태의 살해 의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한 피고인들의 가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죄가 인정되면 사형이나 무기징역, 7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치사죄의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부과된다.
검찰은 향후 재판에서 피해 아동 부검 결과 등을 추가 증거로 제시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양측의 요청에 따라 10월 26일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