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임신 초기 인공임신중지 약물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공식 추진한다.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간 이어진 제도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다.
16일 한성숙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4차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임신 9주 이하를 대상으로 인공임신중지 약물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수년이 흘렀지만 제도적 공백이 계속되고 있다"며 "일부 여성들이 위험한 방법에 의존하는 현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7월 대통령이 언급한 안전하고 현실적인 해법 마련의 필요성이 이번 방안으로 구체화됐다. 한 총리는 "수면 아래 있던 쟁점들을 관계부처와 전문가들과 조정하며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마련한 방안은 초기 2년간 병원에서 처방과 조제를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다.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 의사 처방 후 약국 조제 방식으로 확대·전환한다. 이를 위한 입법과 제도 정비도 함께 추진된다.
한 총리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강조했다. 그는 "필요한 여성이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 안전한 의료체계 안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우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한 총리는 "생명의 가치에 대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인공임신중지를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이상반응 대응과 약물 관리 등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추석 연휴 안전관리 대책도 논의됐다. 정부는 연휴 기간 24시간 상황관리체계를 운영하고 분야별 위험요인을 사전 점검한다.
귀향하지 않는 1인 가구 증가를 고려해 1인 가구 밀집 지역의 순찰과 치안 활동을 강화한다. 최근 집중호우 피해지역 복구를 서두르고 반복된 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산사태 취약지역과 인명피해 우려지역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겨울철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도 함께 추진된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대비해 계란 등 축산물 공급에 영향이 큰 대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출입 차량·인력 사전등록제를 실시한다.
내년부터는 농장 방역에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된다. 구제역의 경우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되기 전 백신을 미리 접종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
한 총리는 "국민은 대책보다 달라진 결과를 기억한다"며 "같은 문제가 반복되거나 새로운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알려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