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잘 때 켜둔 불빛, 잠만 깨우는 게 아니라 심장에도 '부담' 주고 있었다

잠들 때 들어오는 불빛이 심장 건강을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야간 빛 노출이 심장 근육을 두껍게 만들고 심장의 펌프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툴레인대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성인 1만1071명을 대상으로 야간 빛 노출과 심장 구조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연구 참가자들은 손목에 빛 감지 장치를 일주일간 착용했다. 이후 심장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심장의 구조적 특징과 기능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야간에 빛을 많이 받은 참가자는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상태였다.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좌심실의 근육량이 증가했고 심장벽 두께도 두꺼워졌다. 하지만 심장이 수축하며 혈액을 내보내는 능력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이 지속적인 부담을 받으면 이를 보상하려고 근육이 비대해진다. 이 상태가 장기화되면 심장이 딱딱해지면서 정상적인 이완과 수축이 어려워진다.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심부전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팀이 참가자들의 건강을 장기 추적한 결과에서도 이런 경향이 확인됐다. 밤에 빛을 많이 받은 사람은 거의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부전 발생 위험이 29% 높았다. 뇌졸중 위험은 33%, 심근경색 위험은 24%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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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야간 빛 노출이 인체의 생체시계를 교란시키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밤에 밝은 빛을 받으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이 억제되고 수면 시간이 줄어들거나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하기 어려워진다. 만성적인 수면 장애는 혈압과 심박수 조절 체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면 환경을 최대한 어둡게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외부 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면 암막 커튼을 설치하고, TV나 전자기기의 대기 표시등도 차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야간 빛 노출이 심장질환의 직접적 원인임을 증명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양자 간 연관성은 확인됐으나 정확한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