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전임 도정의 재정 상태를 비판하며 비상 상황을 선포한 지 약 40일 만에 김동연 전 지사가 공개 반박에 나섰다.
15일 김동연 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확장 재정은 잘못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며 "지금 경기도는 재정 위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추 지사가 지난달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전 도정의 재정 운용을 겨냥해 책임론을 제기한 이후 처음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김 전 지사는 "새 도정이 정책 방향을 세울 시간을 존중하고, 도민과 당에 불필요한 논쟁을 더하고 싶지 않아 그동안 말을 아껴왔다"며 침묵을 깬 배경을 전했다. 이어 "재정이 어렵다는 사실과 그 원인을 전임 도정의 확장 재정 탓으로 돌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기 침체기 재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경기와 민생이 어려울 때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재정이 나서고, 경기가 회복되면 지출을 조정해 다시 곳간을 채우는 것이 재정운용의 기본"이라며 "확장재정은 민선 7기와 8기를 관통한 일관된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선 7기에는 코로나19가 닥쳤고, 민선 8기에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위기'가 이어졌다"며 "윤석열 정부의 긴축 재정과 세수결손까지 겹쳤고 지역화폐와 같은 민생 예산, R&D 같은 미래투자 예산 등 국비도 대폭 삭감됐다"고 당시 여건을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마저 지출을 줄였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갔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추 지사가 문제 삼은 지방채 발행과 기금 전용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전 지사는 "단순히 빚을 낸 게 아니라 도민의 삶과 경기도의 미래에 투자한 것"이라며 "지방재정법에 따라 발행한 지방채와 기금 운용은 도로·철도·하천 사업과 정부 고유가 피해 지원금의 경기도 부담분 등에 투입됐다. 모두 도민의 삶과 안전, 미래와 직결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민생 사업 예산이 9개월분만 편성됐다는 비판에는 "'9개월 뒤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하반기 추경에서 나머지 재원을 보완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경제 관료 출신인 김 전 지사는 객관적 수치를 들어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없음을 역설했다. "2025년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12.86%로 전국 시·도 전체 평균 15.52%는 물론, 서울시의 21.62%보다 낮다. 정부가 정한 채무 비율 주의 기준 25%에도 크게 못 미친다"며 "채무 증가 폭만으로 재정 위기를 단정해서는 안 되고, 객관적인 재정 지표와 실제 상황 분담, 자금 운용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경기도의 재정 규모와 중장기 여건을 고려할 때 세입 확충과 지출 조정, 체계적인 상환 관리를 병행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채무를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과 경기도가 이미 재정 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김 전 지사는 "민선 8기의 개별 사업과 집행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평가받겠다"면서도 "채무가 늘어난 사실도 피하지 않겠으나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흔들릴 때 도민을 지키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 원칙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