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대기업 여성 임원 승진율 남성의 4분의 1... 연봉 격차도 3000만원 육박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여성 직원이 임원 자리에 오를 확률이 남성의 4분의 1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여성 임원 숫자는 소폭 늘었지만,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무급 이상 고위직에서는 오히려 여성 비중이 뒷걸음질 치며 성별 격차가 심화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와 사단법인 위민인이노베이션(WIN)은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94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2026년 다양성 지수(DI)' 결과를 오늘(1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의 평균 다양성 점수는 100점 만점에 58.0점을 기록했다.


2023년 55.2점, 2024년 56.0점, 2025년 57.0점에 이어 4년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수 평가는 고용 규모, 근속연수, 급여 수준, 전체 임원 및 등기임원, 전무급 이상 고위임원 등 6개 기본 항목에 여성 직무 영향도와 신규 추가된 임원 승진기회를 종합해 점수를 매겼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총점 자체는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으나 세부 지표에서는 유리천장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는 전무급 이상 고위직의 여성 비율은 지난해 5.6%에서 올해 5.5%로 0.1%포인트 후퇴했다. 지난 1년간 남성 고위 임원이 3510명에서 3748명으로 238명 증가하는 동안, 여성 고위 임원은 209명에서 220명으로 11명 늘어나는 데 그친 탓이다.


올해 첫 도입된 '임원 승진기회' 지표에서도 남녀 격차가 뚜렷했다. 전체 남성 직원 중 임원으로 승진한 비율은 1.4%인 반면, 여성 직원은 0.4%에 머물렀다. 직원 1000명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남성 임원은 약 14명이 배출되지만 여성 임원은 4명에 불과한 셈이다.


여성 인력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금융권에서 이러한 괴리는 더 극단적으로 나타났다. 은행업은 업종별 다양성 지수 평가에서 71.6점을 획득해 전체 업종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성 직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을 측정한 승진 기회 항목에서는 유통, 공기업과 나란히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다수의 여성 행원을 채용하고도 고위 관리자나 임원 단계로 올라가는 진입로는 여전히 막혀 있는 구조다.


전체 임원 대비 여성 비중은 전년 8.1%에서 8.4%(여성 1315명·남성 1만4407명)로 소폭 상승했고, 등기임원 내 여성 비율도 12.8%에서 13.6%(여성 377명·남성 2400명)로 집계됐다. 다만 등기임원 증가세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외부 사외이사 영입이 늘어난 착시 효과일 뿐, 기업 내부 승진을 통한 실질적 리더십 확대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와 근속 기간에서도 불균형은 이어졌다. 여성 직원의 연평균 급여는 8090만원으로 남성 직원 평균(1억1420만원)의 70.8%에 머물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 11.1년, 여성 8.9년으로 집계돼 격차가 소폭 좁혀졌다. 그러나 이는 남성 평균 근속연수가 전년 11.4년에서 0.3년 단축된 데 따른 통계적 착시로, 여성의 근속 환경이 개선된 결과는 아니었다.


업종별로는 은행의 뒤를 이어 제약(67.3점), 생활용품(64.8점), 보험(63.9점), 서비스(63.0점)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건설·건자재, 자동차·부품, 에너지, 조선·기계·설비, 철강, 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제조 업종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다만 2차전지와 철강 업종은 전년 대비 각각 1.8점, 1.3점 상승했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삼보모터스, 셀트리온, LG화학, 코스맥스, 크래프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세실업, 현대자동차가 다양성 우수기업으로 꼽혔으며 이랜드월드와 제일기획은 개선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