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5년 차 맞벌이 여성이 친정어머니가 사위의 눈치를 과도하게 살피는 모습에 깊은 서글픔을 느꼈다는 사연이 전해지며 기혼 여성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 올라온 사연에 따르면, 병원에서 근무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작성자 A씨는 최근 주말을 맞아 남편과 함께 오랜만에 친정을 방문했다. 친정어머니는 허리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새벽부터 갈비찜, 문어숙회, 전, 잡채 등 잔칫상 수준의 식사를 준비해 사위를 맞이했다.
식사 자리 내내 어머니의 신경은 온통 사위에게 쏠려 있었다. 국그릇이 절반만 비어도 즉각 일어나 국을 채웠고, 남편의 시선이 리모컨으로 향하자 A씨에게 뉴스를 틀어주라며 눈짓을 보냈다. 음식이 입에 맞는지 거듭 묻는 동안 정작 친딸인 A씨에게는 식사 시간 내내 별다른 대화를 건네지 않았다.
사위가 자리를 비운 뒤에야 모녀만의 대화가 이어졌다. 남편이 밖으로 나가자 어머니는 A씨 곁으로 다가와 "요즘 얼굴이 왜 이렇게 상했느냐", "잠은 자느냐", "시어머니가 또 뭐라고 하시느냐"며 그제야 딸의 안부를 살폈다.
A씨가 "왜 그렇게 사위 눈치를 보느냐"고 묻자 어머니는 "네가 시집에서 안 그래도 힘든데, 사위한테라도 내가 잘 보여야 네가 덜 시달린다"고 털어놨다. 딸이 시가에서 기죽지 않고 대접받기를 바라는 마음에 사위 앞에서 스스로를 낮추고 헌신적인 태도를 취해온 셈이다.
A씨는 첫 명절 친정 방문 거부, 산후조리 당시 사위 출근을 위한 새벽밥 준비, 딸이 몸살로 친정을 찾았을 때조차 사위 저녁 식사를 먼저 염려하던 과거 기억들을 떠올렸다. 그는 친정이 온전한 안식처가 아닌 사위에게 흠 잡히지 않아야 하는 긴장의 공간으로 변질됐다며 서글픈 심경을 표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세대를 건너뛰며 반복되는 친정 부모의 눈물겨운 내리사랑에 깊이 공감했다.
한 네티즌은 "딸 가진 죄인이라는 과거 어르신들의 낡은 정서가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이라며 "사위에게 잘 보여야 딸이 구박받지 않는다는 안타까운 모정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고 적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남편이 장모의 헌신을 당연한 대접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아내가 중간에서 명확히 상황을 조율하고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려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