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에 765·345kV 초고압변압기...지난해 매출의 6.48%
멤피스 증설·차단기 합작·전담조직 신설...올해 수주 9.7조 눈앞
효성중공업이 미국 빅테크 2곳에서 3865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초고압변압기를 수주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2020년 미국 멤피스 공장을 인수한 뒤 넓혀온 현지 생산·영업 기반에 빅테크 주문이 들어왔다.
15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이번 수주는 2200억원 규모의 765킬로볼트(kV) 초고압변압기와 1665억원 규모의 345kV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으로 나뉜다. 미국 남부와 북부 지역에 새로 건설되는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된다.
공시상 두 계약의 합계는 3865억9361만원이다. 효성중공업의 지난해 연결 매출 5조9685억원 가운데 6.48%에 해당한다.
765kV는 2029년까지...빅테크 AI 데이터센터에 투입
두 계약은 미국 판매법인 HICO America Sales & Tech가 현지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효성중공업에 장비를 발주하는 구조다. 계약일은 모두 지난 14일이다.
345kV 물량은 2028년 8월까지 공급한다. 765kV 계약은 변압기와 리액터를 묶어 2029년 2월까지 이어진다. 계약 규모는 각각 지난해 매출의 2.79%, 3.69%다.
미국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전력기기 주문으로 넘어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연평균 1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뒷받침할 신규 전력 인프라 투자액은 500억달러, 약 67조원으로 추산했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변압기의 절반가량을 공급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력회사 중심이던 고객군도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빅테크로 넓어졌다.
멤피스·차단기 합작·전담팀...美 현지 기반에 주문 쌓여
조 회장은 미국 전력 수요가 지금처럼 뛰기 전인 2020년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이 공장을 다시 키우고 있다. 증설을 마치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지난 7월에는 북미 에너지 인프라 기업 콴타와 초고압차단기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변압기에 이어 차단기까지 미국에서 생산하기 위한 법인이다.
조직도 손봤다. 이달 초 변압기와 차단기, 에너지저장장치(ESS), 마이크로그리드, 스태콤(STATCOM) 인력을 한데 모은 '데이터센터사업팀'을 신설했다. 장비 한두 개를 납품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데이터센터 전력설비의 설계와 공급을 함께 맡겠다는 구상이다.
조 회장은 "AI 시대를 맞아 전력 인프라 수요가 폭발하며 60년 만의 슈퍼사이클이 왔다"며 "변압기와 차단기는 물론 HVDC·스태콤·ESS 등 전력 안정화 시스템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경쟁력을 기반으로 5년 안에 글로벌 톱3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의 올해 8월까지 신규 수주액은 약 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이번 계약액까지 단순 합산하면 9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연초 8조4000억원이었던 연간 수주 목표는 12조원으로 높아졌고, 남은 금액은 약 2조3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