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최태원 회장, '노소영 변호인 불기소'에 항고... "거짓 알고도 허위사실 유포해"

노 관장·세 자녀 지급액부터 공익기부·개인자산까지 1000억원에 포함

금융거래 내역상 공동 생활비 약 20억원...불기소 처분 취지 다시 다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의 불기소 처분 뒤 '1000억원 지원'은 사실로 확인된 숫자처럼 번졌다. 


최 회장 측은 처분 어디에도 그런 판단은 없다며 항고했다. 노 관장 본인과 세 자녀에게 지급된 돈, 공익재단에 낸 기부금, 최 회장 명의 자산까지 모두 더해 만든 수치라는 반박도 내놨다.


15일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노 관장 측 대리인 이상원 변호사의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항고했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제공=SK그룹


이 변호사는 2023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에게 1000억원을 넘게 썼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최 회장 측은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해 재산분할 재판부에 관련 내용을 냈다. 주장 당시까지 최 회장과 김 이사가 함께 생활비로 쓴 돈은 약 20억원이었다는 게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의 설명이다. 노 관장과 이 변호사도 재판 과정에서 이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노 관장 지급액·공익기부까지 더해진 1000억원


최 회장 측이 짚은 것은 1000억원을 만든 계산법이다. 계좌에서 나간 돈을 실제 사용처와 관계없이 모은 뒤 이를 모두 김 이사 관련 지출로 묶었다는 것이다.


가장 큰 금액은 최 회장이 수감돼 있던 기간 개설된 국민은행 계좌에서 나왔다. 이 계좌에서는 모두 204억원이 지출됐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을 위해 만든 계좌였고, 돈의 상당 부분도 노 관장이 가져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204억원이 통째로 김 이사에게 쓴 것으로 집계됐다. 노 관장과 세 자녀를 위해 지출한 다른 금액도 함께 잡혔다.


사회에 환원한 기부금도 김 이사에게 쓴 것으로 집계됐다. 어린이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티앤씨재단 등에 낸 출연금과 후원금이 잡힌 것이다. 긴급구호와 장학·교육·복지사업에 쓰인 돈까지 특정 개인에 대한 증여로 돌렸다는 게 최 회장 측 주장이다.


현재 재산분할 심리 대상인 최 회장 명의의 주택과 미술품도 1000억원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같은 자산을 두고 재판에서는 부부공동재산으로 분할을 요구하고, 언론에서는 김 이사에게 증여된 자산이라고 주장했다"며 "두 주장은 양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 / 뉴스1


불기소는 '허위 인식' 증거 부족...1000억원 사실 확인과 달라


검찰은 최근 이 변호사의 명예훼손 혐의를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최 회장 측은 무엇에 대한 증거가 부족했는지를 다시 짚었다. 이 변호사가 1000억원 주장을 허위라고 인식했는지 입증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였을 뿐, 해당 금액이 사실이라고 확인한 처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법률대리인은 이 변호사가 재산분할 소송을 맡아 계좌 내역과 돈의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서로 성격이 다른 지출을 한데 모아 1000억원을 만들고 방송에 반복 출연해 이를 알렸다고 주장했다. 비공개 대상인 가사재판 자료와 개인 금융정보까지 외부에 공개했다는 내용도 항고 사유에 담았다.


불기소 처분이 1000억원 주장의 진실성을 인정한 것처럼 받아들여지자 최 회장 측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다시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


최 회장 측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였다"며 "유포된 수치가 사실로 확인되었다는 판단은 처분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은 이 변호사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사유는 증거 불충분이었다. 


앞서 이 변호사는 2023년 11월, 노 관장이 김 이사를 상대로 낸 위자료 소송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최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2015년 이후부터만 보더라도 1천억원이 넘는다는 취지로 발언해 문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