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강아지 영상 시청한 직장인, 혈압·맥박 '정상화' 불안감도 크게 감소

직장인의 만성 스트레스와 혈압 관리에 귀여운 강아지 영상이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영환 교수와 전북대 수의과대학 박철 교수 공동연구팀은 직장인 66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강아지 영상 15분 시청이 혈압·맥박 안정과 정신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동물행동학에서 말하는 '베이비 스키마' 이론을 실제 건강관리에 적용했다. 베이비 스키마는 큰 눈, 둥근 얼굴, 작은 코와 입 같은 어린 개체의 외형적 특징이 인간의 애정과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현상을 뜻한다. 개가 오랜 기간 인간의 반려동물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영리함과 사회성뿐 아니라 이러한 생김새의 영향도 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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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강아지의 얼굴 표정, 움직임 등 정서적 반응을 유도하는 요소들을 분석해 영상 제작에 반영했다. 특히 시청자가 강아지와 직접 눈을 맞추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카메라 시선과 장면 설계에 공을 들였다.


완성된 영상은 총 15분 분량이다. 물놀이하는 강아지, 마당을 뛰노는 모습, 장난감 자동차에 앉은 강아지, 새끼를 돌보는 어미 개, 어미와 눈을 맞추는 강아지 등의 장면을 담은 3분짜리 영상 5편으로 구성했다.


실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시청 전 수축기 혈압이 12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80㎜Hg 이상인 '혈압 상승군'에서 특히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수축기 혈압은 125.23㎜Hg에서 118.58㎜Hg로 6.65㎜Hg 떨어졌다. 이완기 혈압도 88.28㎜Hg에서 83.38㎜Hg로 4.90㎜Hg 감소했고, 맥박은 분당 평균 4.12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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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혈압군도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 수축기 혈압은 평균 3.16㎜Hg, 맥박은 분당 2.76회 감소했다. 다만 이완기 혈압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정신건강 지표 역시 개선됐다. 불안 정도를 측정하는 상태불안척도(STAI-S)는 혈압 상승군에서 평균 9.43점, 정상 혈압군에서 6.64점 낮아졌다. 긴장·우울·분노·피로·혼란 등을 종합 평가하는 총기분장애점수(TMD)는 각각 11.77점과 7.92점 감소했다.


대한고혈압학회 자료를 보면 국내 성인 10명 중 3명이 고혈압 환자다. 통계청 조사에서는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혈압과 만성 스트레스는 모두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로 꼽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송영환 교수는 "혈압은 약물치료만으로 관리되는 지표가 아니라 스트레스와 생활환경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는다"며 "진료실 밖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기반 중재를 기존 치료와 병행한다면 일상적인 스트레스 관리와 혈압 조절을 돕는 보조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일상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비약물적 혈압·스트레스 관리법을 직접 개발하고 그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