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제넨셀 설립자 강모씨와 브로커 양모씨,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사기와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14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강씨를 사기·살인미수 혐의로, 양씨를 사기·살인미수 종범 혐의로, 김 후보자를 사기·살인미수 종범·직권남용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민위는 강씨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를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햄스터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치료제를 투입한 결과 5마리 중 1마리가 폐사했고, 투여 과정에서 약물 역류와 토혈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서민위는 "이러한 이상 소견이 드러난 사실을 제외한 자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것은 살인미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알고도 식약처 승인에 협조한 양씨와 이를 묵인했을 가능성이 있는 김 후보자는 살인미수 종범"이라고 주장했다.
제넨셀은 2021년 6월 한 대학 산학협력단 연구팀에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의 효능 확인을 위한 햄스터 실험을 의뢰했다. 1차 시험에서 유의미한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자 제넨셀 측의 요청으로 투여량을 늘려 2차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이 작성한 평가보고서 초안에는 1차 시험의 미미한 결과와 함께 2차 시험의 고용량 투여군 햄스터 5마리 중 1마리 폐사 사실이 기재됐다. 폐사한 햄스터는 부검 전 약물 역류와 토혈 증상을 보였으며, 생존한 햄스터들도 위중한 상태와 심한 폐 비대증이 관찰됐다.
하지만 최종 평가보고서에서는 이런 내용들이 모두 삭제됐다. 연구팀은 2021년 9월 15일 제넨셀 측의 수정 의견을 받아들여 최종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면서 1차 시험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시험 결과와 고찰 부분도 체중과 체온 변화를 제외하고 ES16001 투여 후 햄스터 폐 조직 병변 발생·변화 위주로 수정했다. 고용량 투여군에서 발생한 폐사와 토혈, 위중한 상태 및 심한 폐 비대증에 관한 문장들도 삭제됐다.
강씨는 2021년 10월 6일 양씨에게 "임상시험 승인이 안 날까 걱정"이라고 연락했고, 양씨는 10월 12일 김 후보자를 통해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승인 신속 처리를 요청했다. 이후 식약처는 10월 26일 ES16001에 대해 임상 2·3상을 승인했다.
강씨는 햄스터 폐사가 약물의 안전성 문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강씨는 "햄스터 폐사가 발생한 실험은 안전성 시험이 아니라 유효성 시험이었다"며 "안전성 시험에서 확인된 약물 투약량의 약 3분의 1을 투여했는데도 원인 불명으로 한 마리가 죽었다"고 주장했다.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는 국내에서 환자 93명에게 투약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실이 이날 식약처에서 받은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시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임상 시험 실시 기관은 2022년 93명을 대상으로 투약 등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기관에서 시행된 시험인 만큼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