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경욱 작가가 한국 문학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이상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석권하며 작품성을 입증받은 그의 다섯 번째 소설집 '위험한 독서'가 전면 개정판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위험한 독서'는 지난 2008년 첫 출간 당시 제40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소설의 방향을 완전히 돌려놓았다"는 극찬을 받았다. 문학평론가 서영채가 해설에서 김경욱을 '소설 기계'로 명명한 이후 이 표현은 그의 왕성한 창작력과 헌신적 작가 정신을 상징하는 대표적 수식어가 됐다.
이번 소설집에는 한국 사회를 관통하며 작가가 포착한 다양한 타자의 모습이 담겼다.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생, 신인 작가, 홈쇼핑 상담원, 대리모, 수험생 등 평범한 외양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김경욱은 이들에게 대담하고 파격적인 서사를 입혀 예상을 뛰어넘는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위태로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놓인 인물들을 통해 불안정했던 시대의 초상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88올림픽, 프로야구, 미니홈피, 텔레비전 퀴즈쇼 등 과거를 풍미했던 대중문화 코드가 작품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작가와 동시대를 살아온 독자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새로운 독자에게는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는 기쁨을 안긴다. 인간 존재를 잠식해온 외로움의 본질을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 역작은 한국소설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18년 만에 선보이는 개정판은 전면적 변화를 거쳤다. 문장 전반을 재검토하고 수록작 순서를 조정하는 등 현대 독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당신의 독서를 위해서라면 나는 스스로 책이 되는 위험을 무릅쓸 수도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김경욱은 독자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 주력해온 소설가다.
서로 다른 세대와 시대를 연결하는 타임캡슐 같은 이 작품집을 통해 김경욱 특유의 매력적인 소설 세계가 다시 펼쳐진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그의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