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딘은 무대 위에서 페트병 소주를 들었다. 노래와 멘트 사이 한 모금씩 마시던 그는 공연이 끝날 무렵 병을 비웠다. 객석에서는 웃음과 환호가 터졌고, 손에 든 술을 들어 화답하는 관객도 보였다.
지난 12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6 이슬라이브 페스티벌'은 관객만 술을 마시는 공연이 아니었다. 아티스트들도 무대 위에 놓인 소주병과 맥주 캔을 손에 들었다. 술을 마시며 음악을 듣는 관객과, 술을 곁들이며 노래하는 가수가 한 공간에서 호흡했다.
하이트진로가 2018년부터 열어온 이슬라이브 페스티벌은 올해 2024년 이후 2년 만에 돌아왔다. 그동안 가평 자라섬에서 열리던 행사는 이번에 인천 송도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 행사장에는 약 2만 명의 관객이 모였다.
오전부터 송도 달빛축제공원 잔디밭에는 돗자리가 깔렸다. 친구들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공연 순서를 기다리는 관객부터, 좋아하는 가수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스탠딩존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관객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축제를 시작했다.
무대 앞은 공연이 시작될수록 빼곡해졌다. 아티스트가 등장하면 함성이 터졌고, 익숙한 노래가 나오면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따라 불렀다. 돗자리존의 관객들은 앉아서 공연을 즐기다가도 마음에 드는 무대가 시작되면 몸을 일으켜 무대를 바라봤다.
올해는 다이나믹듀오, 이영지, 멜로망스, WOODZ, 터치드, 윤마치, 딘딘, 마이티마우스, 조째즈, 싸이버거 등 10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힙합과 밴드 음악, 발라드가 차례로 이어지면서 공연장 분위기도 계속 바뀌었다. 조용히 노래를 듣던 관객이 다음 순서에서는 손을 들고 박자를 맞추는 식이었다.
다른 무대에서도 병이나 캔을 손에 든 아티스트들을 볼 수 있었다. 무대 위 소주병과 맥주 캔은 이슬라이브의 성격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잔디밭에 앉은 관객들이 술과 음식을 나누는 동안 무대 위 가수들도 같은 축제의 공기를 즐기고 있었다.
공연 사이에는 '이슬오락실'과 '테라존'에도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게임을 하고 기념사진을 남긴 뒤 먹거리를 들고 돗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 반복됐다. 한두 팀의 공연을 보고 떠나는 콘서트보다, 오전부터 밤까지 일행과 시간을 보내는 야외 축제에 가까웠다.
주류 구성에도 공을 들였다. 하이트진로는 이슬라이브 페스티벌 최초로 생산 후 24시간 이내의 참이슬과 테라 생맥주를 제공했다. '테라 스파클링'과 '테라 슬러시 생' 등 신제품을 더해 모두 19종의 주류 라인업을 마련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서는 참이슬과 진로 등 소주류 약 1만 병(360㎖ 기준), 테라와 켈리 등 맥주류 약 5만 캔(355㎖ 기준)이 판매됐다.
해가 기울자 공연장 분위기는 한 번 더 바뀌었다. 송도 하늘이 노을빛으로 물들 때는 휴대전화를 꺼내 풍경을 담는 관객들이 늘었다. 밤이 되자 무대 조명이 잔디밭까지 비췄고, 낮 동안 돗자리에서 쉬던 관객들도 하나둘 무대 쪽으로 시선을 모았다.
멜로망스와 다이나믹듀오의 무대에서는 라이브와 객석의 떼창이 겹치면서 축제의 열기는 절정으로 향했다.
송도에서 열린 올해 이슬라이브는 술과 음악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축제였다. 소주병을 든 가수와 돗자리 위 관객, 맥주 캔을 든 손과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섞였다.
무대에서 건배가 나오면 객석도 반응했고, 노래가 시작되면 공연장 전체가 한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이슬라이브가 만든 것은 공연장과 술자리의 경계가 조금 흐려진, 어른들만의 야외 라이브 파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