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서울 경찰서에 장기사건 몰렸다... 1년 넘긴 사건 10건 중 8건이 서울

서울 대형 경찰서에 장기 미해결 사건이 집중되면서 수사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다음 달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경찰 수사 업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도시 경찰서의 사건 처리 지연이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262개 경찰서에 3개월 이상 장기사건은 총 4만6천793건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기간별 현황을 보면 3개월 이상∼6개월 미만 사건이 3만9천922건으로 가장 많았다. 6개월 이상∼1년 미만은 6천204건, 1년 이상 장기 미해결 사건도 667건에 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 쪽으로의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 31개 경찰서가 보유한 3개월 이상 장기사건은 1만6천668건으로, 전국 장기사건의 35.6%를 차지했다.


특히 수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서울 집중도는 더욱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6개월 이상 장기사건 6천871건 중 서울 경찰서 사건은 4천285건으로 62.4%였다. 1년 이상 사건의 경우 전체 667건 가운데 553건(82.9%)이 서울에 몰려 있었다.


올해 1∼8월 전국 262개 경찰서가 접수한 사건은 총 189만4천478건이었다. 이 중 서울 31개 경찰서 접수 사건은 36만8천699건으로 19.5%를 차지했다. 단순한 사건 접수 건수 대비 장기사건 비율을 고려하면, 서울의 장기사건 집중도는 접수 건수 비율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기업·금융·정치권 관련 사건 등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수사 난도가 높은 사건들이 서울 대형 경찰서에 집중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서별로 3개월 이상 장기사건 보유 현황을 보면 서울 마포경찰서가 2천6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 마포경찰서 / 뉴스1


뒤를 이어 강남경찰서 1천647건, 송파경찰서 1천281건, 서초경찰서 1천43건, 관악경찰서 940건 순으로 서울 경찰서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경기 평택경찰서가 919건으로 그 뒤를 따랐다.


6개월 이상 장기사건의 경우 보유 건수 상위 20개 경찰서 중 18곳이 서울 소재 경찰서였다. 나머지 2곳은 1급서인 경기 고양경찰서와 부산 부산진경찰서였다.


경찰서 규모에 따른 수사 적체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국 262개 경찰서 중 55곳(21.0%)은 6개월 이상 장기사건을 단 한 건도 보유하지 않았다.


등급별로는 3급지 경찰서가 37곳으로 가장 많았고, 1급지와 2급지는 각각 9곳이었다. 6개월 이상 장기사건이 없는 경찰서의 약 67%가 3급지인 셈이다.


다음 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이런 문제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검사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는 상황에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사건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청 / 뉴스1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7만6천999건에 달했다. 기존에 장기사건을 많이 보유한 경찰서에 보완수사 업무까지 몰릴 경우, 수사 지연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명옥 의원은 "장기 수사 누적은 경찰 수사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정적 원인"이라며 "수사 인력 재배치와 장기 미제 집중 점검, 절차 효율화 등 실질적인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경찰도 사건 적체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재 경찰은 입건 전 조사 사건 접수 후 3개월이 지나면 담당 수사관이 조사 진행 상황을 수사부서장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고소·고발 사건의 경우 접수 후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치지 못하면 이후 3개월마다 수사부서장의 승인을 받아 수사 기간을 연장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사부서 인력 1천907명을 확충했다. 여기에 하반기 인사에서 약 2천명을 추가 배치해 수사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수사부서 근무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 유인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최근 "변화한 제도에 대한 적응과 보완수사 요구 증가 등으로 일선의 업무 부담도 다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바뀐 법체계가 차질 없이 안착하도록 우려하는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