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이 36개월 복무 부담을 피해 현역병으로 입대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복무기간 단축 논의가 본격화됐다.
11일 국회 국방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 대한의사협회는 국회에서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현실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서영석·백종헌 의원과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토론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은 2020년 150명에서 2024년 1천363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1∼8월에는 2천838명을 기록했다. 5년 사이 약 19배 증가한 수치다.
일반 사병 복무기간은 과거 36개월에서 현재 18개월로 줄었지만, 군의관과 공보의 복무기간은 여전히 36개월이다. 일반 사병보다 두 배 긴 복무기간이 젊은 의사들의 기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의사협회 한동우 학술이사(강남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의협이 지난해 공보의 320명과 의대생 2천4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응답자의 97.9%가 사병보다 긴 복무기간을 군의관·공보의 기피 사유로 꼽았다. 이어 개선되지 않는 처우(56.9%), 과중한 업무부담(24.7%)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 94.7%는 공보의 복무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되면 복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군의관에 대해서도 92.2%가 24개월이면 복무하겠다고 밝혔다.
한 이사는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이 가장 실효성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꺼번에 기간을 줄일 경우 복무 인원 감소로 공공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 36개월에서 30개월, 이후 24개월로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취약지에 인력을 우선 배치하는 방안을 함께 제안했다.
한 이사는 같은 36개월 복무인 군 법무관과의 차이점도 지적했다. 그는 "법무관 제도는 경력 인정 후 법관 지원이나 민간 법률시장 진출에 있어 경력과 보수가 반영된다"며 "이와 달리 군의관과 공보의는 경력이 단절되고 전문성과 보상에 연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도 토론회에 참석해 복무기간 단축과 함께 처우·교육 등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와 국회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진성준 국방위원장은 축사에서 "이재명 대통령도 군의관·공보의 복무 부담과 관련해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한 만큼, 이제는 관계부처와 국회가 함께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민차영 지역의료인력양성과장은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는 데에 복지부는 적극 찬성이다"며 "동시에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김해인 보건정책과장은 "국방부도 장교 의무 복무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공감한다"며 "병역 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현재 군의관·공보의뿐 아니라 학군·학사 장교 전체의 복무기간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역 의무 형평성과 안정적인 의료인력 확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제도개선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회에는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단축과 관련한 병역법,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