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 회복을 위한 한·프 공조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와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여섯 가지 협력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먼저 국방 안보 협력의 실질적 도약을 위해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에 함께 대응해 나가기 위해 국방 안보 협력의 실질적 도약을 이뤄나가기로 했다"며 "양국 군 간 협력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상호군수지원협정도 가능한 한 조속히 체결할 수 있도록 협의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제 협력 목표도 구체화됐다. 이 대통령은 "2030년까지 교역액 200억 불 달성을 목표로 경제 산업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양국 기업들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서로의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된다. 이 대통령은 "AI·양자·우주·원자력·바이오 등 양국 협력의 핵심축인 첨단산업과 과학기술을 산업과 시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원자력 부문에서 "연구개발과 연료 공급 분야의 협력문건을 추가로 체결해 차세대 원자로 개발과 중장기적인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수교 140주년을 계기로 문화 교류와 인적 교류도 강화된다. 이 대통령은 "양국 국민 특히 미래세대의 교류와 진출을 확대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문화 분야의 양국 협력을 더욱 심화해 국제 창의산업 발전과 국제협력 증진에 기여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조도 이어진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동의 노력으로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며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과 재건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지지와 협력 의지를 보여주셨다"며 "동북아와 유럽의 안보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양국은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5개월 전 서울에 이어 오늘 다시 파리에서 지난 140년 간 쌓아온 양국의 깊은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140년을 함께 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한국과 프랑스가 더 깊이 연결되고 협력의 지평이 넓어질수록 양국 국민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미래세대는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도 같은 날 공동언론발표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정을 위한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중동에서의 협력, 항행의 자유는 무엇보다도 평화롭게 해결책을 찾아야 하겠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다국적 임무는 평화적인 것으로서 관련 동의가 이어지는 대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4월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열린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항을 위한 국제 정상회의에 이 대통령이 참석한 점을 언급하며 "이 지역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협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이러한 모든 협력은 우리로 하여금 전략적 자율성을 더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초강국의 패권적 성향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가 찾고자 하는 길을 모색하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러시아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마크롱 대통령은 명확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북한이 이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서슴없이 지원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우리는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대한 공동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대한민국은 프랑스의 변함없는 지지를 언제나 신뢰하셔도 좋다"며 "이미 대통령께서 연 길 위에서 우리가 함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개정의정서 등 협정 2건과 인공지능·반도체·양자 기술 분야 협력 양해각서 등 MOU 6건, 민간투자 협약 1건을 체결했다.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개정의정서에는 보안당국에 프랑스 측 국방·국가안보사무국장 추가, 프랑스 측 비밀분류체계 변경 반영, 군사비밀 보호 강화를 위한 열람 제한 문구 추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위한 안전기술 개발 공동연구 수행 및 원자력 기초과학, 폐기물관리 등 분야 공동연구 수행 등의 내용을 담은 원자력 연구개발 협력 MOU는 추후 별도 계기에 서명할 예정이다.
민간 차원에서는 삼성전자와 미스트랄AI 간 투자협약이 체결됐다. 삼성전자가 미스트랄AI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삼성전자 반도체 노하우 보호가 가능한 삼성전자 전용 사내용 AI 모델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대통령 임석 하에 서명이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초국가범죄에 공동 대응하는 '치안협력 합의문'과 바이오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생명공학 분야 협력 MOU' 등도 채택 문건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