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한 해 동안 외래진료를 300회 넘게 이용하는 환자는 진료비의 90%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
의료기관 간 검사 기록을 공유해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중복 검사를 방지하는 시스템도 연내 가동에 들어간다. 불필요한 의료 쇼핑을 억제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 환자 안전을 지키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오늘(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300회를 초과할 경우 301회차 진료부터 건강보험 혜택을 대폭 줄이고 본인부담률을 현행 20~60% 선에서 90%로 일괄 상향 적용한다.
기존 기준선인 연간 365회 초과를 300회로 강화한 조치다. 연간 300회는 공휴일을 감안할 때 일주일에 약 6차례꼴로 병의원 문턱을 넘어야 도달하는 수치다.
치료 목적상 빈번한 내원이 불가피한 중증 환자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을 뒀다. 아동과 임산부를 비롯해 산정특례 대상에 속하는 중증장애인, 중증·희귀·난치성 질환자 등은 본인부담률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외 요건에 직접 해당하지 않더라도 건강보험공단 산하 과다의료이용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의학적 타당성을 인정받으면 기존 혜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래진료 이용자 약 4840만 명 중 연간 300회를 초과해 병원을 찾은 인원은 7765명에 달했다.
이들의 연평균 외래 이용 횟수는 344.7회였으며, 1년간 무려 1775회나 진료를 받은 극단적 사례도 확인됐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는 2024년 기준 평균 17.9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6.6회보다 2.7배가량 많다.
환자가 병원을 옮겨 다니며 동일한 검사를 반복해서 받는 관행을 차단하기 위한 전산망도 구축된다. 오는 12월 24일부터 의사가 진료 시 다른 병원에서 촬영한 환자의 요양급여 내역을 실시간으로 열람할 수 있게 되며, 환자 안전과 직결된 CT와 MRI 검사에 우선 도입된다.
직장인의 건강보험료 정산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도 병행된다. 다음 달 1일부터는 건보료 연말정산으로 발생한 추가 납부액이 법정 월 하한액(올해 기준 1만80원)만 넘으면 최대 12개월 분할 납부를 신청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한 달 치 본인 보험료 이상의 추가금이 나와야만 분납이 가능했다. 유주헌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번 개정은 환자 안전 위험은 줄이고 국민이 보다 적정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정사항별로 시행시기가 다른 만큼 의료보험 가입자와 의료기관이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사전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