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레전드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490억 원 규모 계약을 맺은 아들 이정후의 수입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혔다.
지난 7일 방영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종범은 아들의 거액 연봉 관리에 대해 "용돈도 받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정후에게 내 어려움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본인이 아버지에게 겪었던 일을 아들에게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정후로부터 차와 시계 등을 선물받기는 했으나, 아들의 경제력에 의존하지 않고 신체 건강한 동안에는 직접 일하겠다는 것이다.
이종범은 아들의 성공 뒤에 숨은 심리적 무게도 언급했다. 그는 "머나먼 큰 리그에 가서 정후도 엄청 힘들고 집사람도 힘들다. 짠하다"며 "본인은 얼마나 힘들겠느냐"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성장기 내내 따라붙은 유명세의 그늘도 털어놓았다. 이종범은 아들이 동일 종목에 진출할 경우 직면할 견제와 편견을 우려해 처음에는 야구 시작을 반대했다. 이정후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이종범이니까 혜택을 받는 것"이라는 비난을 감내해야 했고, 성인이 된 뒤에야 부친과의 술자리에서 당시의 상처를 처음 꺼냈다.
이에 대해 이종범이 "그런 말을 어떻게 다 참고 이겨냈느냐"고 묻자, 이정후는 "변명하거나 해명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어 스스로 살길을 개척하고 실력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종범은 편견을 실력으로 돌파한 아들을 두고 "대견하다"고 덧붙였다.
이종범은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본인보다 '이정후의 아버지'로 불리는 상황에 대해서도 "내 아버지가 생각났다. 아버지도 '이종범 아버지'로 사셨다"며 "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니 내가 다시 조명받는 기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