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우량 대형주 지수인 '에스앤피(S&P) 100'에서 18년 만에 전격 퇴출됐다. 주가가 최고점 대비 78% 폭락하며 시가총액 약 296조 원이 증발한 충격이 지수 편출이라는 결과로 직결됐다.
세계 최대 금융 지수 산출 기관인 에스앤피 다우존스 인디시즈는 오는 21일 분기 리밸런싱을 통해 나이키를 에스앤피 100 지수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나이키는 100대 대형주 지수에서 밀려났으나, 상위 500개 기업을 포괄하는 에스앤피 500 지수에는 잔류한다.
이번 퇴출 결정은 장기간 이어진 주가 폭락에 기인한다. 나이키 주가는 지난 4일 38.40달러로 마감하며 12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 2021년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177.51달러와 비교하면 78% 하락한 수치다. 해당 기간 줄어든 시가총액만 2200억 달러(약 296조 원)에 달한다.
외형 성장은 멈춰 섰다. 2026 회계연도 기준 나이키의 연간 매출은 464억 달러(약 62조 원)로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직접 판매 전략의 핵심축이던 '나이키 다이렉트' 매출이 6% 줄었고, 디지털 부문 판매 역시 12% 감소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이번 퇴출을 두고 "투자자들이 나이키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재조정하는 항복 단계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진입하는 투자자들은 과거의 영광을 기대하지 않으며 증시에 퍼진 비관론보다 실적이 소폭 개선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유통 전략의 실책은 신흥 브랜드와 기존 라이벌에 기회를 내줬다. 나이키가 자사 온라인몰 판매에 집중하며 도매 유통망을 축소하자, 호카와 온러닝 같은 신흥 러닝화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대 공백을 장악했다.
아디다스 역시 혁신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격차를 좁혔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나이키의 글로벌 스포츠 신발 시장 점유율은 3년 연속 하락해 지난해 22.9%로 주저앉았다. 반면 아디다스는 12.2%까지 점유율을 회복했다.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도 깊어졌다. 2026 회계연도 기준 중화권 매출은 환율 변동을 제외하고 13% 감소한 58억 5000만 달러에 그쳤다. 신발 부문 매출이 15% 깎였고, 중화권 자체 매장 판매는 12%, 디지털 채널 판매는 29% 급감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나이키는 영업 전략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10월 복귀한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는 전통 유통업체들과의 도매 공급망을 복원하고 혁신 제품군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재고 밀어내기식 할인이 만연했던 온라인 채널도 정가 판매 체제로 전환해 무너진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