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관리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사료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장 건강을 위한 유산균, 정기 건강검진, 유전자 분석, AI 기반 질병 예측까지 반려동물 헬스케어 영역이 세분화되는 추세다.
지난 7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농림축산검역본부 조사 결과, 2024년 기준 등록된 반려견과 반려묘는 349만2000마리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반려동물 관련 영업장도 2만9305개소로 같은 기간 15% 늘어났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면서 건강관리에 투자하는 비용도 상승세를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2024년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용은 14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1만6000원 증가했다.
이 중 동물병원 진료비가 5만2000원을 차지했다. 만 20~64세 응답자 5000명의 93.0%는 반려동물이 연 1회 이상 동물병원을 방문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건강관리 전문 기업들이 반려동물 시장에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람 대상으로 축적한 기술을 반려동물로 확대하거나, 기존 제품에 건강관리 기능을 추가하는 전략을 펼친다.
헥토헬스케어는 프로바이오틱스 기술을 활용해 반려견과 반려묘의 장 건강을 위한 유산균 제품을 7일 출시했다. 어반포즈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닥터헤리엇은 2024년 7월 양치를 힘들어하는 반려동물을 위한 간식형 구강관리 제품을 내놨다.
건강 상태를 직접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술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스타트업 십일리터는 2026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더 퍼스트룩'에서 스마트폰 사진으로 반려동물의 진행성 질환을 분석하는 AI 기술을 공개했다.
유전자 검사와 장내 미생물 분석 등 사람 건강관리에 쓰이던 기술도 반려동물로 범위를 확장 중이다. 마크로젠은 2024년 장 질환, 관절염, 피부염 등 8가지 항목을 분석하는 반려동물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혔다.
정부도 반려동물 산업을 성장 산업으로 인식하고 지원책을 마련했다. 2026년 2월 국회를 통과한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반려동물 사료와 용품, 서비스 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벤처 및 창업 지원, 전문 인력 양성, 해외 진출 지원 등의 근거를 마련했다.
반려 시장이 커진 배경에는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인식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를 보면 동물복지 관련 법령 인지도는 2020년 57.1%에서 2024년 75.4%로 상승했다. 물리적 학대뿐 아니라 열악한 사육환경도 학대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려동물의 생존을 넘어 건강과 복지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확대되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은 먹이는 것에서 시작해 검사와 데이터 축적을 거쳐 질병을 예측하는 방향으로 넓어졌다"며 "사람처럼 '예방과 관리'를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