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ARIRANG' 투어에서 전 세계 관객이 '아리랑'을 합창하며 K팝 역사의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1일부터 6일까지 열린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 공연에서 K팝 역사의 새로운 장면이 탄생했다.
4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한 이번 공연에서 수록곡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가 울려 퍼지자 수만 명의 관객이 후렴구의 '아리랑' 선율을 따라 불렀다.
공연장 곳곳에서 태극기가 멤버들의 노래에 맞춰 일제히 흔들리는 광경은 그 어느 K팝 공연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순간이었다.
로스앤젤레스시는 9월 첫째 주를 'BTS 위크'로 공식 선포하며 시청사를 '아리랑' 앨범의 상징색인 붉은빛으로 물들였다. 도시 전체가 방탄소년단의 귀환을 환영하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것이다.
이번 공연의 뜨거운 반응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앨범 기획 당시 내다봤던 그림이 현실로 구현된 결과였다. 하지만 '아리랑' 콘셉트가 처음 공개됐을 때 업계의 반응은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군 복무를 마친 일곱 멤버의 완전체 복귀작에 한국 민요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소식에 '국뽕 마케팅' 논란이나 과도한 민족주의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걱정이 나왔다.
방시혁 의장은 멤버들에게 명확한 확신을 전달했다. 그는 "'보디 투 보디'에 '아리랑' 선율을 넣는 것은 자국 출신 슈퍼스타가 고국 민요를 세계인 앞에서 부를 때 느낄 수 있는 소름 돋는 감동 때문"이라며 "아티스트로서 그런 감동을 줄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방시혁 의장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여러 인종이 모여 하나의 목소리로 '아리랑'을 부르는 광경은 다시 보지 못할 아이코닉한 장면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가 제시한 것은 당위적인 애국심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도달할 수 있는 자부심과 희열의 정점이었다.
현지 '아미' 팬덤이 태극기를 흔들고 한국어로 떼창한 것은 타국의 민족주의에 동조한 것이 아니었다.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의 정체성과 데뷔 이후 쌓아온 서사에 대한 지지였고, 그들을 향한 전 세계 팬들의 깊은 존중이었다.
이 같은 기적적인 광경이 가능했던 핵심은 방탄소년단 특유의 치열한 음악적 자존심이었다. 민요 선율이 낯설지 않고 축제의 순간으로 승화될 수 있었던 것은 곡의 세련된 완성도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 '중모리', '김구 선생님' 등 한국의 역사를 담은 가사도 탄탄하고 트렌디한 사운드가 전제됐기에 설득력을 얻었다.
방탄소년단의 도전이 한국 문화의 장식적 차용에 그치지 않은 이유는 앨범 퀄리티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멤버들의 집념 때문이었다.
방시혁 의장의 뚝심과 방탄소년단의 음악적 완벽주의가 결합해 K팝 역사의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