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산행이 잦아지면서 야생버섯 채취·섭취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전문가조차 식용 버섯과 독버섯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고, 챗GPT, 제미나이 등 최신 인공지능 기술도 정확한 판별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7일 농촌진흥청은 국내에 자생하는 버섯이 총 2389종에 이르지만 이 중 식용 가능한 버섯은 418종으로 전체의 1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독버섯으로 분류된 종은 249종이며, 나머지 1722종은 섭취 가능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버섯은 생육 환경에 따라 종 분화가 활발한 생물군이다. 토양이나 낙엽, 고사목, 살아있는 나무뿌리 등 미세한 서식 조건 차이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종으로 진화한다. 외형이 유사해도 한 종은 식용이 가능하지만 다른 종은 치명적인 독성을 지닐 수 있는 이유다.
야생버섯 중독사고는 한 명이 채취한 버섯을 여러 사람이 나눠 먹으면서 피해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해에는 제주와 해남, 완주 지역에서 야생버섯을 나눠 먹은 주민들이 단체로 구토와 복통 증상을 호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려한 색상의 버섯이 독버섯이라는 인식과 달리, 평범한 외관을 가진 버섯에도 독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연한 노란색을 띠는 개나리광대버섯이나 느타리·송이버섯과 생김새가 비슷한 흰알광대버섯은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독버섯이다.
농진청과 산림청은 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야생버섯을 절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야생버섯은 채취와 섭취를 금지하고, 생산과 유통 경로가 명확한 재배 버섯만 구매해 먹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야생버섯을 섭취했거나 버섯 종류가 불분명한 경우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즉시 119나 의료기관에 연락해야 한다. 남은 버섯이나 조리한 음식, 사진 자료가 있다면 의료진에게 함께 제공하는 것이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노형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 과장은 "기상 여건에 따라 버섯 발생 시기와 장소가 달라질 수 있어 과거 경험이나 생성형 인공지능 안내만으로 식용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성묘·벌초 길에 야생버섯을 채취하거나 먹지 말고, 반드시 안전성이 확인된 재배 버섯만 식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