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6일(일)

자폐 아들 홀로 키워온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 별세…'유퀴즈' 출연 24일만

중증 자폐 아들을 27년간 홀로 돌보며 부성애를 보여줬던 전경철 작가가 지난 5일 별세했다.


6일 정유진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2026년 9월 5일 토요일 오후 7시 56분, 전경철 피터팬 아빠가 먼 길을 떠났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정 대표는 "장례는 평소의 뜻에 따라 무빈소 장례로 치르기로 했다"며 "현재는 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빈소는 별도로 설치되지 않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전 작가는 중증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들 제원 씨를 혼자 키워온 아버지로 알려졌다. 제원 씨는 성인임에도 사회성 연령이 2.3세 수준이며, 전 작가는 지난 27년간 아들의 곁을 지키며 일상을 함께했다.


전 작가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6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들었다. 그는 자신이 떠난 뒤 혼자 남을 아들의 앞날을 염려하며 제원 씨가 평생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을 찾아 나섰다. 


이러한 이야기는 지난 3월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는 동화 속 영원히 자라지 않는 소년의 이름을 빌려 아들을 '피터팬'이라 불렀다. 전 작가는 아들과의 일상을 브런치에 꾸준히 기록했고, 이 글들은 독자들의 성원과 후원에 힘입어 에세이 '안녕, 피터팬'으로 세상에 나왔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지난달 1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355회에는 '피터팬 아빠'라는 이름으로 출연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전 작가는 당시 "아들이 잘생기고 건장한 청년이지만 정신 연령은 2.3세"라며 "27년의 생활은 두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또 제원 씨를 시설에 보낸 이후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떠났던 캠핑 이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전 작가는 긴 돌봄의 시간을 단순히 희생으로만 보지 않았으며, 아들과 함께한 행복한 순간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백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전 작가가 마지막으로 꿈꿨던 것은 제원 씨를 비롯한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이 24시간 안전한 돌봄을 받으며 함께 살아갈 공동체 '네버랜드'를 조성하는 일이었다. 그는 책 인세와 관련 수익 전액을 재단에 기부해 전국 곳곳에 자립생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들 걱정은 내려놓고 편히 가시길", "가시는 순간까지 아들을 생각하셨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유퀴즈'를 보며 많이 울었다", "아픔 없는 곳에서 평안하시길", "남겨진 아드님도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등의 메시지를 남기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