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입장 표명을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헌법에 현직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직접 연임 의사가 없다고 선언해야 개헌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시 한번 묻는다. '연임은 없다. 재판받겠다'라는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렵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연임이 '도둑질'이라는 건 인정하는 모양이다. 그런데도 '안 하겠다'라는 말은 끝내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시민단체와 가진 간담회에서 "도둑질은 안 하겠다고 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인데 그런 말을 굳이 해야 하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가 '연임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얘기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질문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장 대표는 "연임 불가 선언을 '굳이' 해야 하는 이유는 본인의 '전력' 때문"이라며 "본인 재판 5개를 모두 멈춰 세웠다. 대법관 증원, 4심제, 법왜곡죄 등 사법부 파괴에 올인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소취소를 위해 국정조사를 하고 법무부에 특위 만들고 특검까지 밀어붙이고 있다"라며 "본인의 감옥행을 막기 위해 무슨 짓도 서슴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보통 사람이라면 '도둑질 안 하겠다'라는 약속 굳이 필요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도둑질' 전과자라면, '도둑질 안 하겠다'라는 서약서라도 써야 일을 맡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개헌 논의의 전제 조건이 이 대통령의 '연임 불가' 선언임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도둑질하지 않고 바르게 살겠다'라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수많은 국민이 진정성 있는 개헌 논의를 위해 '연임 없다'라는 선언을 요구한 데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끝까지 회피했다"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현행 헌법상 대통령의 연임이 가능하도록 개헌하더라도 현직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헌법 제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이 이루어지더라도 개헌 당시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조 대변인은 "최근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임기 2년을 보장한 부칙의 취지와 달리 유임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고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사실상 경질 아니냐는 논란까지 불거진 것이다. 꼼수 개헌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이 대통령을 향해 "'연임 없다' 단 네 마디면 된다. 그리고 이제 하나 더 '재판 재개' 네 마디를 선언해야 하겠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개헌이 권력자의 이해관계와 무관하다는 점을 국민에게 보여주려면, 권력자에게 불리한 일도 피하지 않는 태도부터 보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 4년 중임제는 2022년 대선 당시 저의 공식 입장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청와대 관계자도 "국회의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국민적 수용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