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한 호텔에서 해상 집라인을 타던 초등학생이 바다 한가운데 멈춰 선 뒤 구조 과정에서 바닷물에 잠기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 씨는 지난달 15일 가족과 함께 여수의 한 호텔 24층 옥상에 설치된 집라인을 이용하다 이 같은 일을 겪었다. 이 집라인은 약 130m 높이에서 출발해 바다 위를 가로질러 내려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당일 오전 비가 조금 내리고 바람이 불었지만 이후 날씨가 개자 A 씨는 초등학교 6학년인 큰딸과 함께 집라인에 탑승했다. 아내와 작은딸은 아래에서 이들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몸무게 약 50㎏인 딸은 업체가 정한 탑승 기준을 충족했다. 하지만 다른 이용객들과 함께 출발한 딸은 처음부터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이동했고, 전체 구간의 약 4분의 3 지점에서 완전히 멈춰 섰다.
업체 직원들은 이용객이 중간에 멈출 경우 사용하는 견인 장치를 보내 딸을 끌어오려 했다. 그러나 연결된 로프가 끊어지면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딸의 몸은 골반 높이까지 바닷물에 잠겼고, A 씨는 멀리서 딸의 몸이 위아래로 크게 움직이며 수면 아래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직원들은 직접 케이블을 타고 내려가 구조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직원은 A 씨에게 "수동으로 내려갈 건데, 줄에 체중이 보태지다 보니 아이가 좀 더 물에 잠길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구조는 바로 이뤄지지 않았다.
A 씨는 "물에 빠졌으면 배를 띄우거나 119에 신고해야 하는데 '조금만 기다려 주면 안전하게 구해드리겠다'고 하더니 수동으로 끌고 오겠다고 갔다"며 "결국엔 둘 다 잠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직원들은 케이블을 오가며 구조 작업을 계속했고, 최종적으로 여러 직원이 딸에게 연결된 로프를 함께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약 1시간 만에 구조를 완료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8월 중순으로 비교적 수온이 높았다. A 씨는 다른 계절이었다면 저체온증 등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업체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A 씨가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사고 이후 업체의 대응이었다. 그는 사고가 난 집라인에 대해 별도의 안전 점검도 하지 않은 채 운행을 재개했으며, 구조 과정에서 끊어진 '마중이' 연결 로프 역시 새것으로 교체하지 않고 끊어진 부분을 매듭지어 다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A 씨가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묻자 업체 관계자는 "그래도 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업체 측에 항의하는 동안에도 다른 이용객들을 탑승시킨 집라인은 변함없이 운영됐다.
A 씨는 관계자들의 안전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