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5일(토)

여수 한 호텔 24층 연결된 집라인 타던 초등생, 사고로 1시간 바다에 잠겨

전남 여수의 한 호텔에서 해상 집라인을 타던 초등학생이 바다 한가운데 멈춰 선 뒤 구조 과정에서 바닷물에 잠기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 씨는 지난달 15일 가족과 함께 여수의 한 호텔 24층 옥상에 설치된 집라인을 이용하다 이 같은 일을 겪었다. 이 집라인은 약 130m 높이에서 출발해 바다 위를 가로질러 내려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당일 오전 비가 조금 내리고 바람이 불었지만 이후 날씨가 개자 A 씨는 초등학교 6학년인 큰딸과 함께 집라인에 탑승했다. 아내와 작은딸은 아래에서 이들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몸무게 약 50㎏인 딸은 업체가 정한 탑승 기준을 충족했다. 하지만 다른 이용객들과 함께 출발한 딸은 처음부터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이동했고, 전체 구간의 약 4분의 3 지점에서 완전히 멈춰 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업체 직원들은 이용객이 중간에 멈출 경우 사용하는 견인 장치를 보내 딸을 끌어오려 했다. 그러나 연결된 로프가 끊어지면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딸의 몸은 골반 높이까지 바닷물에 잠겼고, A 씨는 멀리서 딸의 몸이 위아래로 크게 움직이며 수면 아래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직원들은 직접 케이블을 타고 내려가 구조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직원은 A 씨에게 "수동으로 내려갈 건데, 줄에 체중이 보태지다 보니 아이가 좀 더 물에 잠길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구조는 바로 이뤄지지 않았다.


A 씨는 "물에 빠졌으면 배를 띄우거나 119에 신고해야 하는데 '조금만 기다려 주면 안전하게 구해드리겠다'고 하더니 수동으로 끌고 오겠다고 갔다"며 "결국엔 둘 다 잠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직원들은 케이블을 오가며 구조 작업을 계속했고, 최종적으로 여러 직원이 딸에게 연결된 로프를 함께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약 1시간 만에 구조를 완료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8월 중순으로 비교적 수온이 높았다. A 씨는 다른 계절이었다면 저체온증 등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업체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A 씨가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사고 이후 업체의 대응이었다. 그는 사고가 난 집라인에 대해 별도의 안전 점검도 하지 않은 채 운행을 재개했으며, 구조 과정에서 끊어진 '마중이' 연결 로프 역시 새것으로 교체하지 않고 끊어진 부분을 매듭지어 다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A 씨가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묻자 업체 관계자는 "그래도 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업체 측에 항의하는 동안에도 다른 이용객들을 탑승시킨 집라인은 변함없이 운영됐다.


A 씨는 관계자들의 안전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