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5일(토)

1950년 이후 최고치... 반년 만에 수온 2도 폭등한 엘니뇨 3도 돌파 예고

태평양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유례없이 치솟으면서 역대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수준의 슈퍼 엘니뇨가 지구촌을 덮칠 채비를 마쳤다. 최근 6개월 사이 수온 상승 폭이 관측 사상 처음으로 2도를 넘어선 가운데, 올겨울 정점에 달할 경우 글로벌 기상이변과 곡물 가격 급등 등 실물경제 전반에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지난 3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호주 기상청 분석을 인용해 적도 태평양에서 발달 중인 엘니뇨가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 호주의 늦봄과 여름 시기에 정점에 도달한다고 보도했다. 호주 기상청을 비롯한 전 세계 기상 예측 모델들은 이번 엘니뇨가 현대적 관측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1950년 이후 최고 강도를 기록할 것으로 일제히 내다봤다.


해양 기후학계는 적도 태평양 중부의 '니뇨3.4' 해역 수온을 통해 엘니뇨 강도를 측정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호주 기상청이 사용하는 상대 니뇨3.4 지수는 열대 해역 전체의 평균 수온 상승분을 배제하고 엘니뇨 자체의 순수 세력을 판별하는 지표다.


펠리시티 갬블 호주 기상청 선임기후학자는 지난 8월 상대 니뇨3.4 지수 월평균 추정치가 평년 대비 2.2도에서 2.3도 웃돌았다고 확인했다. 1950년 이후 8월 기록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수온 상승 속도 역시 과거 전례를 모두 갈아치웠다. 해당 지수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불과 반년 만에 2도 이상 폭등했다.


호주 기상청은 6개월이라는 단기간에 지수가 2도 넘게 급등한 사례는 기상 관측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기후 예측 모델은 이번 엘니뇨가 정점에 이르면 지수 편차가 평년보다 3도 이상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1983년 1월의 2.6도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엘니뇨 강도 지표의 상승은 전 지구적 기상 재난 위험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린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번 엘니뇨가 가파르게 몸집을 불려 올해 말 '매우 강한' 단계로 격상하며, 2027년 2월까지 유지될 확률이 100%에 근접한다고 발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우리 눈앞에서 거대해지고 있다. 과학은 의심할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지구는 미지의 바다에 들어섰고 그 바다는 뜨거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는 엘니뇨 자체는 자연적인 주기 현상이지만 기후변화와 맞물려 강수 패턴과 열 분포를 뒤흔들어 가뭄, 홍수, 극한 폭염의 빈도를 크게 높인다고 짚었다.


이미 파푸아뉴기니는 극심한 가뭄과 식수난에 직면했고 인도네시아는 이탄지 대형 산불이 번지고 있다. 호주 기상청은 9월부터 11월까지 남부와 동부의 강수량이 평년 밑으로 떨어지고 기온은 평년을 웃도는 기상이변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