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변호사들로부터 고액 향응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 부장판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법원에 징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 부장판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재판부의 부장판사다.
공수처에 따르면 지 부장판사는 2023년 8월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변호사 A 씨와 B 씨로부터 409만 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청탁금지법상 1회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이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와 변호사들이 룸살롱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A 씨의 룸살롱 결제 내역 6건과 지 부장판사의 택시 이용 내역 등을 대조해 이들이 같은 장소에 함께한 횟수를 2차례로 특정했다.
공수처는 접대의 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해 지 부장판사 등의 금융계좌와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으나 기각당했다. 이에 룸살롱 업주 등 참고인들을 설득해 금융거래 내역과 방문일시, 결제 내역 등을 임의로 확보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공수처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했지만 지 부장판사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A 씨와 B 씨가 변호사인 점을 고려해 재판 편의 제공 청탁 등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그러나 지 부장판사의 재판부가 맡은 사건에 이들 변호사의 수임 사건이 없었고, 막연하고 추상적인 기대만으로는 대가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는 2024년 9월께 지 부장판사 등 5명이 함께한 자리에서 416만 원이 결제된 사건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2013년께 수원지법 민사 합의부에서 근무할 당시 변호사 A 씨가 수임한 1심 패소 사건을 항소심에서 승소 판결한 사례가 있지만, 이번 접대 시점과는 10년이나 지난 과거 사례인 점과 소가 등을 종합하면 과거 직무에 대한 대가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향후 공소유지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사건을 엄정히 수사해 공직기강 확립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