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5일(토)

사회적가치연구원·서울대, 기후테크 '선금융' 해법 찾는다

미래 기후성과 미리 평가해 자금조달 연결...EPC 메커니즘 논의

기후테크육성특별법 연계해 평가·투자·성과검증 체계 구체화


기후테크 기업이 기술개발 이후 실증과 상용화 과정에서 겪는 자금 공백을 줄이기 위해 미래 기후성과를 미리 평가해 자금조달로 연결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기후테크 기업이 기술개발 이후 실증과 상용화 과정에서 겪는 자금 공백을 줄이기 위해 미래 기후성과를 미리 평가해 자금조달로 연결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 사진제공=사회적가치연구원


3일 SK가 설립한 사회적가치연구원과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는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기후테크 기후가치평가와 선금융 메커니즘'을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기후테크가 기술개발에 머물지 않고 실증과 상용화를 거쳐 시장에 진입하려면 기후성과에 대한 평가와 함께 필요한 시점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선(先)금융 체계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올해 기후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도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이를 현재의 자금조달과 연결할 것인지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미래 기후성과 평가해 현재 자금으로 연결


기후테크는 탄소중립과 기후적응을 위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술개발 이후 실증과 상용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 초기 단계에서 환경적 효과가 확인되더라도 실제 성과가 쌓이기 전까지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왼쪽부터 국가녹색기술연구소 구지선 센터장, NICE평가정보 이창선 실장,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 정수종 센터장,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상진 파트장, NH아문디자산운용 최용환 팀장, SK하이닉스 조재현 TL / 사진제공=사회적가치연구원


포럼에서는 이 같은 자금 공백을 줄이는 방안으로 미래 기후성과를 현재 시점에서 평가해 선제적인 자금조달로 연결하는 '선금융 메커니즘'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정부의 정책지원과 민간 투자·금융이 기후테크 기업의 성장단계에 맞춰 투입되기 위해서는 기술이 만들어낼 기후성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평가체계가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이 모였다.


정수종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장은 개회사를 통해 기후가치평가가 기술의 환경적 우수성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성장단계에 맞는 정책지원과 투자수단을 선택하고 이후 성과를 검증하는 기준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대균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소장은 축사를 맡았다.


김범수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은 '기후테크육성특별법의 방향과 의미'를 주제로 기후테크 육성을 위한 정책과 제도 방향을 소개했다.


박성훈 사회적가치연구원 실장은 '기후테크 미래 잠재성과 기반 사전 자금조달 메커니즘, EPC'를 주제로 미래 기후성과를 현재 자금조달과 연결하는 연구 사례를 발표했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기후성과를 투자로 연결하는 금융계약의 조건'을 주제로 기후가치평가가 실제 금융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제시했다.


박성훈 사회적가치연구원 실장이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후테크 기후가치평가와 선금융 메커니즘’ 공동포럼에서 ‘기후테크 미래 잠재성과 기반 사전 자금조달 메커니즘, EPC’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제공=사회적가치연구원


패널토론에는 정 센터장을 좌장으로 구지선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센터장, 이창선 NICE평가정보 실장, 이상진 현대차정몽구재단 파트장,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팀장, 조재현 SK하이닉스 TL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기후기술의 개발과 실증, 상용화 과정에서 자금이 실제 투입되기 위해 필요한 평가·투자·정책·산업 측면의 조건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기후테크 기업과 연구·금융·투자·공공기관, 산업계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PC 고도화...정책·민간자금 연결 추진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사회·환경 문제 해결 과정에서 기업이 창출한 성과를 측정하고 성과에 비례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 시장과 자본의 참여를 끌어내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기후 분야에서는 미래 기후성과의 가치를 미리 평가해 현재의 자금과 연결하는 'EPC(Environmental Progress Credit)'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포스터 / 사진제공=사회적가치연구원


EPC는 실제 기후성과가 발생하기 전에 예상 성과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자금을 선제적으로 공급해 기후기술의 개발과 실증, 상용화를 앞당기는 구조다.


최태원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사장도 지난 4월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새로운 기후기술의 성과에 보상이 뒤따라야 탄소중립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연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밝힌 바 있다.


사회적가치연구원과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는 앞으로 기후테크육성특별법 등 제도 논의와 연계해 기후가치평가를 정책지원과 투자·금융에 적용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기후가치평가 기준과 데이터·검증체계를 고도화하고 미래 기후성과에 대한 선금융 지급·정산 구조, 공공·민간 자금 연계 방식, 기술·기업 대상 파일럿 적용 조건 등을 검토한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는 "오늘의 투자 결정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면 그 미래에 창출될 가치 역시 투자 전에 측정돼야 한다"며 "기후테크는 사전 기후가치평가를 통해 미래 기후성과를 현재의 자금과 연결하고 기술에 자금이 필요한 시점과 실제 자금이 공급되는 시점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수종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장은 "기후가치평가는 유망한 기술을 선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이 만들어낼 기후성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줘 정책과 금융의 의사결정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평가·지원·투자·성과검증이 연결되는 체계를 구체화해 기후테크의 시장 진입과 확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