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5일(토)

당뇨·비만 넘어 노화약 되나... 세마글루타이드 투여한 쥐, 수명 12% ↑

비만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의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가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늘리는 효과를 보였다.


3일 미국 UC버클리와 덴마크 코펜하겐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이 생후 20개월 고령 암컷 생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세마글루타이드의 항노화 효과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인간으로 치면 60대에 해당하는 나이의 생후 20개월 생쥐에게 세마글루타이드 투약을 시작해 수명 연장과 신체·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세마글루타이드를 매일 투여받은 생쥐 40마리의 중앙수명은 834일로 나타났다. 중앙수명은 실험 집단 절반이 사망하는 시점을 의미한다.


식염수를 투여받은 대조군 39마리의 중앙수명은 742일이었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이 대조군보다 92일 더 오래 살았다. 수명이 12.4% 늘어난 셈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신체 기능과 인지 능력도 좋아졌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새로운 환경에서 더 활발히 움직이며 주변을 탐색했다. 회전봉 버티기, 철망 매달리기, 달리기 실험에서 운동 능력과 근력, 지구력이 향상됐다. 미로 실험에서는 탈출구 위치를 더 정확하게 기억했다.


혈당 조절 능력도 개선됐다. 생체 내부에서는 만성 염증과 세포 노화, 유전체 불안정,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가 감소했다. 뇌 해마의 치아이랑 부위에서는 신경줄기세포 활동이 활발해지고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이 늘어났다. 치아이랑은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영역이다. 세마글루타이드가 대사 기능뿐 아니라 뇌 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가 단순히 식사량 감소와 체중 감량 때문인지 검증했다. 먹이를 24% 줄인 칼로리 제한군과 5개월간 비교 실험을 진행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oodRx


칼로리 제한군은 탐색 행동, 공간 기억력, 혈당 조절 능력이 유지되는 수준에 그쳤다. 반면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이 기능들이 이전보다 향상됐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칼로리 제한과 유사한 노화 억제 경로를 활성화하면서 별도의 효과도 낸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의 노화 지연 작용이 심혈관·신장·간 보호 효과의 기반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기존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이들 장기 보호 효과를 보인 바 있다. 다만 이번 결과가 사람에게도 똑같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실험 대상이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한 한 품종의 암컷 생쥐로만 제한됐기 때문이다.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노화와 수명 영향을 평가한 임상시험은 아직 없다. 연구팀은 사람의 노화 과정과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려면 장기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세마글루타이드는 위고비와 오젬픽의 주성분으로, 각각 비만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