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졌던 강한 비가 그치고 본격적으로 가을 날씨가 찾아온다. 4일부터 덥고 습한 공기가 물러나고 선선하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면서 폭염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공상민 예보분석관은 3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물러나면서 그 가장자리를 따라 북쪽의 선선하고 수증기 적은 공기가 남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남부지방에 집중적으로 강한 비가 내린 원인은 남쪽에서 북상한 열대 수증기와 북쪽에서 남하한 찬 공기가 우리나라 부근에서 충돌하며 정체전선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공 예보분석관은 "지난달 31일에는 우리나라 남쪽에서 올라온 덥고 습한 열대 공기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압계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기온과 함께 습도가 함께 떨어진다는 점이다. 공 예보분석관은 "4일부터는 기온만 내려가는 게 aㄴ이라 습도도 함께 내려가면서 후텁지근한 느낌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선하고 수증기가 적은 공기로 바뀌면서 체감되는 더위가 완화되겠다"며 "30도 이상으로 오르는 지역이 크게 줄고,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특보도 해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쪽에는 고기압이, 남쪽에는 24호 태풍을 포함한 저기압이 자리하는 '북고남저' 기압계가 형성되면서 그 사이로 동풍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24호 태풍은 4일까지 북상하다가 북쪽 고기압에 가로막혀 추가 북상이 어렵고, 이후 남동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분석됐다. 공 예보분석관은 "태풍이 우리나라로 직접 북상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북상하다 다시 남동쪽으로 후퇴하며 기압차를 키워 동풍과 해상 바람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 서쪽과 내륙은 대체로 맑겠으나, 동풍이 직접 들어오는 동해안과 제주도는 구름이 많고 가끔 비가 내리겠다. 6일에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남쪽에서 유입되는 수증기 영향으로 비가 예상되며, 기압골 형성 양상에 따라 동풍 강도와 강수 지역은 달라질 수 있다.
기상청은 동풍이 장기화하면서 강풍과 풍랑, 너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안과 제주를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돼 야외 행사 시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하고, 제주는 강풍으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해상에서는 영향이 더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해상과 남해상, 제주해상을 중심으로 물결이 높게 일겠고, 다음 주까지 동풍이 이어지면서 풍랑특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우진규 통보관은 "태풍 경로는 우리나라 남쪽 멀리 북위 30도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태풍특보는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태풍의 회전으로 주변 기압계가 형성되며 바다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태풍특보는 아니어도 풍랑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은 높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에도 북고남저형 기압계가 이어지면서 강원영동과 동해안,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은 대체로 맑겠다. 동풍의 직접 영향을 받는 강원영동과 제주는 구름이 많은 날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역별 기온 차이도 클 것으로 보인다. 강릉 등 동해안은 비 영향이 더해지며 낮 기온이 25도 안팎에 머무는 날이 있는 반면, 광주 등 서쪽 지역은 동풍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오르며 더위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습도는 낮아져 그동안의 후텁지근한 무더위와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 기온은 낮아지고 낮 기온은 다시 오르면서 일교차도 점차 커질 전망이다.